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한제국 마지막 궁중잔치, 120년 만에 공연으로 만난다

입력 | 2022-07-12 13:55:00


국립국악원의 대표공연 ‘임인진연’ 속 궁중무용 봉래의. (국립국악원 제공) © 뉴스1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실의 궁중 잔치(진연)가 120년 만에 처음 공연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8월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국악원 예악당에서 ‘임인진연’을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1902년(임인년) 음력 11월8일 거행된 임인진연은 고종의 즉위 40주년과 나이 예순을 바라보는 ‘망륙’(望六·51세)을 기념하는 잔치였다.

‘임인진연’ 무대. (국립국악원 제공) © 뉴스1

황태자가 5차례에 걸쳐 간청한 끝에 성사됐으며 조선왕조와 대한제국 시기를 포함해 마지막 궁중잔치로 기록돼 있다.

급변하는 개화기에 국제적으로는 황실의 위엄을 세우고, 내부적으로는 군신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보여주는 수단이기도 했다.

당시 진연은 크게 남성 신하들과 함께 공식적인 행사를 올린 ‘외진연’과 황태자와 황태자비, 군부인, 좌·우명부, 종친 등과 함께한 ‘내진연’으로 나뉘어 열렸다.

국악원은 예술적인 측면이 강한 내진연을 공연으로 되살린다. 1902년의 내진연을 재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02년 덕수궁 관명전에서 열린 임인진연의 모습을 담은 내진연도(한국고전번역원 제공)© 뉴스1

연출과 무대 디자인은 박동우 홍익대 교수가 맡았다. 내진연이 거행됐을 당시 덕수궁 관명전의 모습을 그대로 옮겼다. 주렴(붉은 대나무발)과 사방으로 둘러쳐진 황색 휘장막 등을 활용해 실제 진연의 사실감과 생생함을 높인다.

관객은 황제의 시선에서 진연을 마주할 수 있다. 박 연출가는 음악과 무용에 집중할 수 있게 지나치게 복잡하고 긴 의례와 음식을 올리는 절차는 과감히 생략했다.

임인진연 포스터. (국립국악원 제공) © 뉴스1

공연은 황제에게 7차례 술잔을 올린 예법에 맞춰 꾸몄다.

궁중무용(봉래의·헌선도·몽금척·가인전목단·향령무·선유락)과 궁중음악(보허자·낙양춘·해령·본령·수제천·헌천수) 등 황제의 장수 및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한 화려하고도 품격 있는 궁중 예술을 만날 수 있다.

박 연출가는 “대한제국이라는 시대적 정서와 궁중 예술의 아름다움을 전통 방식으로 무대에 재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공연은 8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예매는 국악원 누리집이나 전화로 할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