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과 무차별 총격 사건 등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미국인 10명 중 6명 이상은 2024년 대선에 후보로 나서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칼리지가 이달 5~7일 조사해 11일(현지 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4%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재선 도전을 하면 안 된다고 응답했다. ‘재선 도전을 지지한다’는 26%에 그쳤다. 특히 30세 미만의 94%가 재선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지층 61%, 흑인 응답자 47%도 재선 출마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인종과 연령, 이념 성향에 무관하게 재선 도전 불가론이 높게 나타났다.
재선 불가론의 가장 큰 이유는 나이였다. 현재 79세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할 경우 81세가 된다. 응답자 33%가 그의 나이를 대선 도전 반대 이유로 꼽았고 ‘국정운영에 문제가 있다’가 32%로 뒤를 이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다시 맞붙는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바이든 대통령 지지’가 44%로 ‘트럼프 전 대통령’(41%)보다 오차범위 안에서 높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에도 민주당 지지층과 고학력자, 흑인을 중심으로 ‘반(反)트럼프 정서’는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76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인생은 80세부터 시작”이라며 “유능하고 영민한 80대, 심지어 90대도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바이든이 영민하지 않은 것은) 그의 나이와는 거의 상관없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