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등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첫날인 12일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에서 경찰들이 계도에 나서고 있다. 뉴스1
“속도위반 안했어요.” “1년 째 출퇴근 하는데 제가 왜 단속대상인가요.”
12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이화사거리에서 초록불에 맞춰 우회전하던 40대 남성 A씨는 단속 중이던 경찰이 주의를 주자 당황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A씨는 우회전 후 바로 횡단보도가 있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차를 멈추지 않아 단속 대상이 됐다.
단속 중이던 경찰관은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됐기 때문에 이제 횡단보도를 지날 때 보행자가 있으면 반드시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계도했다. 혜화경찰서는 이날 이화사거리에서 우회전하던 승용차 10대 중 8대가 범칙금 부과 대상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 잠실역사거리에서도 우회전 후 마주한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를 하지않는 사례가 속출했다. 운전자 대부분은 “어떤 법규를 위반한 지 모르겠다” “속도위반 단속에 걸린 줄 알았다” “앞으로 횡단보도가 보이면 무조건 멈추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 혜화경찰서와 송파경찰서는 이날 개정 도로교통법·자전거법 시행에 맞춰 오전 11시부터 이화사거리, 잠실역 교차로 일대에서 1시간 가량 집중 단속을 했다.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등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첫날인 12일 오전 울산 남구 한 교차로에서 우회전 차량이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서 있다. 2022.7.12/뉴스1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할 때와 ‘통행하려고 할 때’ 일시 정지를 해야 한다. 횡단보도에 발을 디디려 하거나 손을 흔드는 등 운전자에게 횡단 의사를 표시할 때, 보행자가 횡단보도 앞에서 대기 중인 때, 횡단보도를 향해 빠르게 걷거나 뛰어 올 때, 고개를 돌려 신호 등 주의를 살피는 행위가 있을 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날 언론 동행단속시간동안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난 운전자 대다수는 개정 도로교통법을 지키지 않았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의 신호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가 없더라도 무조건 일시정지해야 한다. 위반하면 범칙금 6만원(벌점 10점) 및 과태료 7만원이 부과된다.
경찰은 개정법 내용을 알지 못하는 운전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한 달동안 홍보물 배부 등 계도 위주로 활동할 계획이다. 전국 시도경찰청은 계도 기간 이후 연중 상시 단속을 실시해 법률 개정의 실효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안성근 혜화경찰서 교통과 경위는 “개정 도로교통법을 잘 모르는 운전자가 많다”며 “추후 교통법규를 잘 준수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