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됐던 영국 특수부대 SAS 대원들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수감자와 비무장 남성들을 반복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BBC 조사에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BBC가 입수한 군사 보고서에 따르면 SAS의 한 부대가 6개월에 걸친 아프간 주둔 기간 중 총 54명을 불법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칼튼 스미스 전 SAS 사령관은 이에 대한 보고를 받았지만, 살인에 대한 영국 헌병대의 조사에 증거를 제출하지도 않았다.
지난 달 사임하기 전 영국 육군 총사령관이 됐던 칼튼 스미스 장군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이들은 또 비무장 남성들을 살해한 뒤 이들이 저항하려 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AK-47 소총이나 수류탄 등 적들이 사용하는 무기를 떨어뜨려 놓았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또 SAS 부대의 고위 지휘관들은 불법적인 살인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보고해야 할 법적 의무에도 불구, 헌병대에 보고하지 않았다.
영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 구체적인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지만, 논평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의혹이 사실이라고 시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BBC는 보고서 분석에서 숨진 아프간 남성들이 구금된 후 커튼이나 다른 가구 뒤에서 AK-47 소총이나 수류탄을 꺼내 저항하려고 해 사살했다는 놀랄 만큼 유사한 보고 패턴이 존재함을 발견했다.
영국 특수부대 본부에서 근무했던 한 고위 장교는 “일단 구금된 사람이 저항하려다 사살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런 일이 되풀이돼 경종이 울렸고, 뭔가 잘못됐다는 것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