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속 썰렁했던 극장가 대작 흥행 잇따라… 매출도 껑충
영화 ‘미니언즈: 더 라이즈 오브 그루’를 보려는 청소년 관객들이 정장을 입고 영화관을 찾았다. 옷을 차려입고 단체로 이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이 온라인에서 유행이 될 정도로 미국 극장가는 일상을 되찾고 있다. 사진 출처 트위터
2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영화관. 토요일이자 영화 ‘미니언즈 2’의 개봉 다음 날인 이날을 맞아 영화를 보러 온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부모와 자녀는 물론이고 조부모까지 함께 온 대가족도 눈에 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약 2년간 사실상 문을 닫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영화관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7세 아들과 왔다는 앤 씨(39)는 “코로나19 이후 처음 영화관에 아이와 왔다. 내가 더 들뜬 기분”이라고 했다. 그간 감염 걱정으로 영화관을 찾지 못했지만 이제 대형 화면에서 영화를 볼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
지난달 개봉한 ‘탑건: 매버릭’ 상영관에는 중장년층 관객이 가득했다. 자신들이 젊었을 때 톱스타였던 주연 배우 톰 크루즈가 2022년 현재도 여전히 영화를 찍고 주연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 1980년대의 추억을 상기시켜 준다는 점 때문에 영화관을 찾은 듯했다.
하지만 영화팬들은 극장을 잊지 않았다. 8일 개봉한 ‘토르: 러브 앤 썬더’는 비평가들의 혹평을 받았음에도 이날부터 10일까지 3일간 미국에서만 무려 100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같은 기간 미 박스오피스 매출 또한 2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1억8500만 달러)을 뛰어넘었다.
톰 도허티 미 브랜다이스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어렸을 때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 즉 영화관에 가고 야구장을 찾는 일을 다시 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즐기는 ‘의식(ritual)’을 다시 배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