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서 후세인 카힌으로 출생, 9세때 한 여성에 이끌려 英이주 “먹고 싶으면 일하라” 협박 받아… “영어 서툴러 할 수있는 건 달리기뿐” 교사 도움으로 탈출, 육상에 전념
영국의 육상 스타 모 파라가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세리머니 하는 모습. 동아일보DB
영국의 육상 스타 모 파라(39)가 어린 시절 인신매매로 영국에 끌려와 강제노동에 시달렸던 과거를 고백했다.
파라는 11일(현지 시간) 공개된 BBC 다큐멘터리 예고편에서 “난 소말리아에서 후세인 압디 카힌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고 인신매매의 희생자다”라고 밝혔다. 인신매매, 강제노동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기로 결심했다는 파라는 “나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이 몇이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파라는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5000m와 1만 m에서 연거푸 2관왕에 오른 육상 영웅이다. 영국 육상 올림픽 최다 금메달(4개) 보유자로 201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기사 작위를 받으며 ‘이민자 신화’의 상징이 된 인물이다.
처음 몇 년은 학교에도 못 가고 집안일에 시달린 파라는 12세 때부터 학교에 다니게 됐다. 영어가 서툴렀던 파라는 스포츠에만 흥미를 붙였다. 그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밖으로 나와 달리는 것뿐이었다”고 회고했다. 파라는 용기를 내 체육 교사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놨고, 체육 교사는 그가 소말리아 가정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왔다. 2000년 이 교사의 도움으로 영국 시민권을 얻은 파라는 육상에만 전념하며 영국의 육상 스타로 발돋움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