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공중화장실 에어컨 훔쳐 처가에 설치한 공무원[휴지통]

입력 | 2022-07-13 03:00:00

대낮 공무차량 이용… 2명 검거
“홀몸노인 도우려” 허위 진술도



채널A 뉴스 캡처


“에어컨과 실외기가 사라졌어요.”

강원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리 어촌계는 활어회센터 공중화장실에 설치했던 에어컨과 실외기가 감쪽같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1일 112에 신고했다. 이 제품은 고성군이 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설치한 공용 설비였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반경 남성 2명이 속초시청 공용차량을 이용해 에어컨과 실외기를 가져가는 장면을 발견했다. 이들이 설비를 뜯어 차에 싣고 사라지기까지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경찰이 차량 확인을 거쳐 체포한 용의자들은 속초시청 소속 50대 공무원 2명이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알고 지내는 홀몸노인을 돕기 위해 한 일인데 뭐가 문제냐”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도 “친구가 무거운 것을 옮길 게 있으니 도와달라고 해서 아무 의심 없이 도와준 것뿐이다. 억울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을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진술의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에어컨과 실외기가 A 씨의 처가에 설치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의 처가는 취약계층도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속초시는 일단 이들을 직위해제했다. 고성경찰서는 “설비를 즉시 회수했고,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고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