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부터), 권성동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당·정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가운데 국민의힘에선 차기 당권을 놓고 물밑 경쟁이 시작된 모습이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등과 관련한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전당대회가 앞당겨질 수도 있는 만큼 당권 주자들은 세 결집에 시동을 걸고 있다.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 두 번째 모임을 열었다. 지난 달 22일 첫 모임에 의원 40여 명이 참석한 데 이어 이날도 40명 안팎이 모임을 찾았다. 이날 모임에는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가 ‘경제위기, 인본(人本)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권이 5년 만에 물러가고 국민이 우리 당을 지지해준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결국 먹고사는 문제, 경제 문제 때문”이라며 “비상시국에 위기를 잘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4선 중진인 김 의원은 의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 지지층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공부모임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민(民)‧당(黨)‧정(政)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과 대통령실이 뭉쳐서 인수위원회 시즌2라는 생각으로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 다시 국민적 신뢰와 기대를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의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3선의 안 의원은 다른 주자들보다 인지도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당내 입지를 굳히기 위해 친윤(친윤석열)계와 접점을 늘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선의 권성동 원내대표도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으며 당의 ‘원톱’으로 부상한 상태다. 의원총회를 통해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 받은 권 원내대표는 인지도와 당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을 이어가며 안정적으로 당 운영을 해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선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은 시간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가 유지되겠지만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가 진행될 수 있고, 차기 당 대표가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당권을 향한 경쟁이 불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