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AP/뉴시스
저지는 전반기에 30홈런을 치며 60홈런 페이스를 달리고 있다. 60홈런은 MLB에서 스테로이드 검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사라진 기록이다. 그 정도로는 사이영상 투수급의 피칭을 하면서 100타점 페이스를 이어가는 오타니를 넘을 수 없다는 반론도 크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두 선수의 활약을 두고 “역사상 가장 큰 MVP 논쟁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지난해 오타니는 타석에서 46홈런 100타점을 치면서 마운드에서는 평균자책점 3.18, 156 탈삼진을 기록하며 만장일치 MVP를 받았다. 오타니는 올 시즌에도 19홈런, 54타점으로 2년 연속 100타점을 넘길 전망이다. 이런 타자가 마운드에서는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 투수 수준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오타니는 9이닝 당 평균 삼진 12.3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988로 1이 안된다. 평균자책점은 2.44이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코빈 번스(밀워키)의 지난해 스탯(9이닝 당 평균 삼진 12.6개, WHIP 0.940, 평균자책점 2.44)과 거의 비슷하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AP/뉴시스
오타니에게는 바닥에 머물고 있는 팀 성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오타니 소속팀 LA 에인절스는 5할(13일 기준 0.437)에도 못 미치는 승률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무르고 있다.
MVP 경쟁자인 저지의 소속팀 뉴욕 양키스는 구단 역사상 최고 승률(0.709)로 올 시즌 양대 리그를 통틀어 유일한 7할 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두고 있는 저지는 올 시즌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저지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양키스로부터 7년 2억135만 달러(약 2800억 원) 연장계약을 제안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올 시즌에 배팅했다. 큰 부상이 없는 한 MLB 역대 최대 규모 FA 계약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오타니는 다음 시즌까지 마쳐야 FA가 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