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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하나은행 어디 있는지도 몰라…답답해죽겠다”

입력 | 2022-07-13 12:09:00


‘대장동 개발 뇌물’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선 곽상도 전 의원이 하나은행 컨소시엄 이탈 무마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곽 전 의원은 자신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검찰의 신문을 반박하려고 시도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 등 3명의 1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 10차 공판기일에 이어 이날도 변론에서 분리돼 증인석에 앉았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와 함께 기소됐지만, 증인의 지위에서 김씨 등의 혐의에 대해 증언하게 된 것이다.

곽 전 의원은 검찰이 의심하는 하나은행 컨소시엄 이탈 무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관여한 사실이 없으며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다는 취지다.

곽 전 의원은 “처음 관련 보도가 나오고 나서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하는 것에만 3~4일 걸렸다”며 “제가 관여했다고 하는데 제 얘기가 아닌 남들 간 있었던 일로 제가 뭔가 한 것처럼 하니 답답해 죽겠다”고 말했다.

이어 “1·2차 구속영장 때 내가 하나은행 누군가에게 가서 (청탁했다는 취지로) 영장을 청구했지만, 하나은행 관계자 중에 한 사람도 제 이름을 알거나 이야기한다는 것이 기록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제 변호인이 포렌식에 참여했지만, 그 과정에서 김(정태) 회장에 대한 자료도 열심히 찾았지만 없었다고 한다. 연락처도 모른다”며 청탁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해 1시간 이상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적이 없다. 아무 관련 없는 사업계획서를 가져와서 설명했다고 하니 뭐라고 답변하겠나”라고 했다.

김씨가 ‘상도형(곽 전 의원)이 연락해 하나은행 컨소시엄 이탈을 막았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주장에 관한 질문에 “김씨도 (법정에서) 농담이라고 했다. 제가 관여했다는 객관적인 자료도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곽 전 의원은 “하나은행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을 청탁했다는 것인지 정확하게 설명해달라. 국정원 댓글 사건 때문에 수사대상이 됐다. 그런 제가 (그 시기에) 돈을 요구했다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식당에서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 돈을 요구해 언쟁을 벌였다는 정 회계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검찰이 저에게 처음 제시한 날은 모임 자체를 할 수 없는 날”이라고 반박했다.

언쟁을 벌인 이유에 대해 “안 해도 될 충고를 해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회장님 행세를 해서 어려웠던 옛날 생각 잊지 않고 사는 게 좋지 않겠냐고 했다가 시비가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서 ‘곽 전 의원이 기부를 하라고 하는 등의 발언을 해 언쟁을 벌이게 됐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김씨도 곽 전 의원이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돈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은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 자료 등을 바탕으로 검찰의 신문에 적극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지 말고 질문에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아들의 성과급 등 명목으로 김씨에게서 약 25억원(50억원에서 세금 공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하나은행 청탁의 대가라고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