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국무, 中에 “필리핀 공격하면 미국이 방어” 경고

입력 | 2022-07-13 15:12:00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1일(현지 시간)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효로 판결했던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 6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을 공격하면 미국이 방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최신 항공모함이 6~8년 이내에 전투태세를 갖출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미국의 강경한 움직임에 맞서 중국 측 움직임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블링컨 장관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군대, 선박 또는 항공기에 대한 무력 공격이 있으면 1951년 미국과 필리핀 상호 방위 조약에 따라 필리핀에 대한 방위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이 국제법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도발적인 행동을 중단하길 촉구한다”며 “미국은 동맹,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 역내 기구와 함께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단선(9개 영역선)을 그어 남중국해의 90% 가량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의 암초에 인공섬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필리핀은 2013년 PCA에 제소했으며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미국이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분쟁 문제를 부각한 것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6일 필리핀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등을 만나 “대화와 소통을 통해 민감한 문제를 처리하자”고 손을 내민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

중국은 군사적 준비 태세를 빠르게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17일 진수된 중국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이 6~8년 이내 전투태세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3년 진수된 미국의 최신 제럴드 포드함이 전투태세를 갖추기까지 9년 걸린 것과 비교해 1~3년 짧은 것이다. 대만해협, 남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갈등이 커지자 중국이 전술적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항공모함을 최대한 빨리 실전에 투입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SCMP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항공모함의 전투태세 돌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의 항공모함 운용을 지켜보며 여러 가지 교훈을 얻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미국의 제럴드 포드함이 최신 기술을 활용한 장비를 탑재하면서 준비 기간이 길어진 반면 중국의 푸젠함은 이보다 뒤쳐진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짧아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CMP는 “푸젠함의 전투태세가 갖춰지면 대만 유사시 미국과 서방의 개입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 될 것”이라며 “또 중국군이 대만에 상륙을 시도할 때 공중지원과 엄호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