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12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정부는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됨에 따라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로 제한된 4차 백신접종 대상을 18일부터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하기로 했다.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는 유지하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거리 두기는 시행하지 않는다. 유행 상황에 따라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최소한으로 재개한다는 것이다.
현재 60세 이상 접종률은 31.8%에 불과하다. 백신을 맞고도 돌파 감염이 이어지면서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 탓이다. 지금 유행을 주도하는 BA.5는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이 강해 ‘최악의 변이’로 불린다. 이달 초 1만 명 미만이던 일일 환자 수가 13일엔 4만 명을 넘어섰다. 백신은 BA.5 감염 예방 효과는 낮지만 위중화와 사망률은 낮출 수 있다. 고령층은 재감염이 최초 감염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나온 만큼 기저질환이 있는 대상자들은 접종을 하는 편이 낫다. 이르면 올가을 BA.5 감염 예방에 효과적인 개량 백신이 나온다. 공급 초기에는 선점 경쟁이 치열해 ‘백신 가뭄’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필요한 물량을 제때 확보해야 한다.
정부가 일률적인 거리 두기를 시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처음으로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과 모임인원 제한 없이 대유행을 맞게 됐다. 경제 사정과 BA.5의 낮은 치명률을 감안할 때 거리 두기의 효과보다 비용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정부는 “유행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면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거리 두기는 일상에 큰 영향을 주므로 실효성과 수용성 높은 개선안을 마련해 미리 공개해야 한다. 실내 마스크 착용 외에는 방역 규제가 사라진 만큼 개인의 자율 방역은 더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