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택 전 중앙보훈병원장 베트남-한국 의료연구원장으로 초빙 “현지서 강의할 정년퇴직 교수 모집 K-의료 세계 표준의 출발점 만들것”
“한국 명의들로 구성된 ‘의벤져스’(의사+어벤져스)를 베트남 의대로 모셔가겠습니다.”
한국인 의사로는 처음으로 9월부터 베트남 다낭의 두이탄대 의대 베트남-한국 의료연구원장으로 가게 된 허재택 전 중앙보훈병원장(사진). 그는 두이탄대 의대에서 베트남 학생들을 가르칠 정년퇴직한 한국 의대 명예교수들을 모집하고 있다. 두이탄대는 학생 수 2만 명에 이르는 베트남 최대의 사립대다. 올해 세계 800∼1000대 대학에 진입한 베트남 최초의 대학 3곳 중 하나다.
두이탄대는 최근 7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 설립을 추진하는 등 의대에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휘할 리더가 없어 찾고 있었다. 두이탄대 의대는 7년제이며 한 학년에 200명 정도가 정원이다. 내년에는 인도 학생도 입학할 예정. 졸업 뒤에 일반의로 진료한다.
두이탄대 이사장과 총장, 의무부총장 등이 허 전 원장을 두이탄대 의료연구원장으로 초빙하기 위해 한국에 와서 면담을 진행했다. 그는 흔쾌히 수락했고 향후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의학교육 혁신, 최신 의료기자재 및 장비 도입,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의 산물들을 이용한 새로운 분야 개척 등을 약속했다.
허 전 원장은 “한국 의사 가운데 한 학기에 3개월 정도 베트남에 체류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국내 의료를 전수해 줄 수 있는 분들은 언제든 환영한다”면서 “과거 미국이 의료 후진국이었던 한국에 선진 의료를 가르치기 위해 의대와 병원을 설립하고 인재를 양성했던 일명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베트남에서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허 전 원장은 고려대 및 동아대와 두이탄대 의대의 교류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최신 의료교과과정 및 과목을 도입해 새 교과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장기적으로는 두이탄 대학병원을 설립할 때 IT와 AI가 도입된 스마트 병원을 구축해 적은 인력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미래의 최고병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허 전 원장은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 수교 3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라며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베트남 대학에 파견하고 베트남의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해 ‘K-의료’를 전 세계 의료의 표준으로 만드는 첫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