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사상 첫 ‘빅 스텝’] 중소-중견기업들도 ‘곡소리’
기업들은 가파른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금융 부담 급증으로 인한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당장 현금 유동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입장문을 내고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931조 원이고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437조 원에 달한다”면서 “금리가 계속 인상된다면 건실한 중소기업도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중소기업은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자금조달 시 주식이나 채권 발행보다 은행 대출 의존도가 크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금리인상에 더 민감한 배경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기업들의 금융 부담이 급증해 투자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민간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한계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논평했다.
포럼에서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업들의 정책 협조를 우회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추 부총리는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의 원가 부담 완화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니 기업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악순환의 고리를 어디에선가 끊어야 한다. 일정 시간 지나면 우리도 선순환 구조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귀포=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