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악화] 6월 9.1% 올라…시장예측 넘어서 IMF “美 경기침체 면하기 어려워” 성장률 전망, 2.9 → 2.3%로 하향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9.1%를 기록해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9%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음에도 오히려 시장 예측을 뛰어넘은 고물가가 나타난 충격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 시간) ‘자이언트 스텝+알파’ 수준의 강력한 긴축정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3일 미 노동통계청은 식료품과 휘발유 값, 주거비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9.1% 올랐다고 밝혔다. 41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5월 8.6%보다 0.5%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전날 나온 시장 예측치인 8.8∼9.0%보다도 높았다. 에너지 지수 상승률은 41.6%로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 4월 이후 최고치였다. 식료품 지수 상승률도 10.4%로 1981년 2월 이후 최대치였다.
美 ‘자이언트 스텝’에도 물가 9.1% 치솟아… 더 센 긴축 나설듯
美 6월 물가 41년만에 9% 돌파
물가 잡으려 금리 0.75%P 올렸는데 한달 전보다 물가 상승폭 더 커져
연준 “더 높은 금리 견딜수 있다”… 이달 한번에 1%P 인상 전망 늘어
IMF “美 물가 잡으려다 침체 우려”… 국제 유가 100달러 아래로 하락
13일(현지 시간) 6월 물가 상승률 발표 직후 연준 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41.6%로 크게 올렸다. 물가 상승률 발표 전에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을 9.4%로 내다봤다. 울트라 스텝 확률은 지난주까지 0%였다. 물가 상승률 발표 전 90.6%였던 이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상승률 발표 직후 58.4%까지 내려갔다. 자이언트 스텝도 인플레이션 억제에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한 연준이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 “울트라 스텝 가능성 40% 이상으로 급증”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1%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은 미 인플레이션이 쉽사리 잡히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준이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모두 1.5%포인트나 올렸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팬데믹에 각국 정부가 뿌린 돈이 회수되지 않아 인플레이션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도 했다.하지만 고물가에 연준이 7월에 몰아서 인상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에도 빅 스텝 관측이 우세했지만 5월 CPI 상승률이 8.6%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자 FOMC 위원들은 자이언트 스텝으로 돌아섰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미 경제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는 11일 “이번 FOMC에서 1%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지만 “미 경제는 더 높은 금리를 견딜 수 있다. 이달 말 초대형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 IMF, 3주도 안 돼 미 성장률 낮췄다
금융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 경기의 바로미터인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이 12일 4월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인 95.8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유로 가치가 크게 하락해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 ‘1유로=1달러’가 됐다.
경기에 민감한 정보기술(IT) 빅테크의 감원, 구조조정 바람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 직원의 약 1%를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도 직원들에게 신규 고용 축소, 중복 부문 통합 등을 단행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