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현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
브라질 인플루언서 비토리아(왼쪽)가 휠체어에 탄 채 공항으로 이동하는 모습(오른쪽). 인스타그램 갈무리
지난 3월 남자친구와 페스티벌을 즐기던 비토리아는 갑자기 배에 가스가 차는 느낌을 받았다. 시원하게 방귀를 뀌고 싶었지만, 남자친구와 생리현상을 공유하지 않은 탓에 비토리아는 그저 방귀를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잠시 뒤, 비토리아는 배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한번 생긴 통증은 가라앉긴커녕 더욱 심해졌고, 급기야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가 됐다. 비토리아는 결국 남자친구 앞에서 휠체어에 태워진 채 공항으로 이동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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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방귀를 참으면 배에 통증을 느낄까? 박예현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장내에 가스가 정체되면 장 팽창을 유발하는데, 장벽에는 팽창 시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분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동아닷컴에 “일반적으로는 방귀를 참아도 장벽을 통해 혈액으로 일부 흡수돼 호흡 또는 배변 시 배출되지만, 지속적으로 방귀를 참아 장내 가스가 많아지는 경우엔 장 팽창으로 인한 복통이 생긴다”고 했다. 이어 “심한 경우 식은땀,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보이며 미주신경성 실신을 하기도 한다. 장이 팽창한 상태로 지속되면 장 연동 운동의 저하나 변비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끔 의식적으로 방귀를 참지 않아도 배에 가스가 차는 경우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박 교수는 “가스가 차는 것은 크게 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과 가스가 잘 제거되지 않는 상황으로 나눠볼 수 있다”고 답했다.
가스가 잘 제거되지 않는 상황은 장 폐쇄와 같이 장벽을 통한 가스의 흡수가 감소하는 상황이나 장의 움직임이 저하돼 가스 배출이 지연되는 경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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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식후 바로 누워있는 것보다는 앉거나 서는 자세가 가스 배출에 유리하다”면서 “가벼운 운동이나 복부 마사지 등을 통해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하는 게 좋고, 복부에 적절한 압력이 가해질 수 있도록 고양이 자세나 누워서 무릎을 끌어안는 자세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좁은 공간에 한정된 인원이 있는 상황 등 방귀를 꼭 참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참되, 다음 신호가 왔을 때는 가급적 배출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귀를 몇 번 참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심한 복통이 유발될 정도의 상황이라면 장소를 이동해 방귀 배출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