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투톱 체제로

입력 | 2022-07-15 03:00:00

남궁 대표 단독취임 4개월만에 홍 CAC센터장, 각자대표로 선임
줄악재에 리스크 관리 강화 나서… 카카오 “ESG경영 강화차원 추진”




카카오가 남궁훈(50) 홍은택(59) 각자대표 체제로 바뀐다. 올해 3월 말 남궁 대표가 단독 취임한 지 약 4개월 만에 카카오 리더십이 다시 ‘투톱’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최근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논란 등 악재가 이어지자 리스크 관리를 위한 권한 분산과 책임 강화에 나선 행보로 보인다.

카카오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 센터장을 각자대표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가 기존에 맡아온 CAC 센터장과 사회공헌재단 카카오임팩트 이사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카카오 측은 “홍 대표가 CAC에서 책임졌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체제 전환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2012년 카카오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으로 카카오에 합류해 카카오페이지와 공동주문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를 출시하고, 2018년부터 3년간 카카오커머스 대표를 맡았다. 올해 초부터 CAC 공동 센터장과 카카오 사내이사를 맡아 카카오 공동체의 ESG 경영을 주도해왔다.

카카오 리더십은 지난 반년 사이 크게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는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 체제에서 여민수 류영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동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가 상장 직후 대량으로 주식을 팔아치운 사실이 논란이 되며 물러났고, 올해 1월 남궁 대표를 단독 신임 대표로 내정하며 리더십에 변화를 줬다. 이어 2월 카카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C에 홍 센터장을 추가 선임했고, 3월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글로벌 사업에 주력하겠다며 15년 만에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업계는 회사 안팎으로 계속 불거지는 리스크를 남궁 대표 홀로 다루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CAC 센터장인 홍 대표를 구원투수로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남궁 대표는 취임 초부터 ‘비욘드 모바일’ ‘비욘드 코리아’를 내세우며 신사업과 글로벌 진출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직원들의 새 근무제도 도입에 대한 불만부터 구글과의 인앱결제 갈등,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에 따른 내부 반발 등 악재에 시달리며 부담을 안아 왔다. 이에 리스크 관리, 사회적 책임 문제는 홍 대표에게 맡겨 남궁 대표의 부담을 더는 방향으로 리더십 개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카카오가 만들어왔던 혁신과 가치를 바탕으로 우리가 가진 기술과 서비스를 이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며 “카카오가 사회에서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비즈니스도 지속 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드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홍 대표가 직접 방향키를 쥐고 현안들을 매끄럽게 헤쳐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홍 대표가 카카오에 몸담은 지도 오래됐고 업무 전반을 꿰뚫고 있어 남궁 대표의 큰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 대표도 카카오 서비스를 총괄하며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궁 대표는 “앞으로 홍 대표와 함께 각자의 위치에서, 때로는 함께 고민하며 카카오 글로벌 확장과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