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강원도 고성군에 물놀이를 온 한 일가족이 남의 집에 무단 침입, 욕실에서 멋대로 샤워를 하고 쓰레기까지 투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집주인은 CCTV를 통해 이러한 상황을 확인했다. 그는 녹화한 내용을 증거로 경찰서에 신고했으며, 무단 침입한 사람들은 주거침입죄로 입건됐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사연과 영상을 올려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성군 피해자가 공개한 CCTV 영상 (출처=보배드림 캡처)
그리고 지난 5월 초에는 서울 용산구의 무인 오락실을 돌며 지폐교환기의 잔돈을 고의로 소진시키는 방법으로 영업을 방해한 사람들이 CCTV를 통해 적발되는 사건도 있었다. 그리고 여름철 일부 무인 점포의 경우, 더위를 피하기 위해 몰려든 노숙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소란을 피우는 일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사례 역시 CCTV를 통해 종종 적발되고 있다. 이렇게 가정 및 매장을 향한 보안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CCTV를 비롯한 보안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례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피서철을 맞아 집을 비운 가정, 관리 인원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 매장이라면 보안 시스템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
하지만 최근 사물인터넷(이하 IoT)을 적용한 각종 스마트 제품이 대량으로 보급되면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으로 관련 제품을 손쉽게 구매, 수준급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대표적인 제품은 IP카메라다. IP카메라는 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카메라의 일종으로, 유선 랜이나 와이파이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 및 애플리케이션과 접속한다. IP카메라가 24시간 주변을 감시하는 동안 사용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촬영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IP카메라에 움직임이 감지되면 즉시 이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알림 메시지를 전송하는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제품 가격도 저렴하다. 카메라의 화질이나 부가기능에 따라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2022년 7월 현재 시중에서 팔리는 소형 IP카메라의 가격은 5만원대 전후의 제품이 다수를 차지한다. 전문 보안 업체의 서비스와 달리, 월 요금이 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 운용하는데도 부담이 없다.
IP카메라와 도어센서, 스마트 도어록 (출처=텐플)
이들 IoT 기기들을 조합해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해두면 IP카메라 단독으로 운용하는 것보다 훨씬 촘촘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테면 휴가철 비워 둔 집에 누군가 침입하는 경우, 도어센서나 동작 감지센서가 이를 감지해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만약 IP카메라도 설치한 상태라면 사용자가 즉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내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 스피커와 마이크까지 탑재한 일부 IP카메라의 경우, 침입자를 감지하는 즉시 경고음을 울리게 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대고 지르는 소리를 그대로 현장에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 그 자리에서 침입자를 도망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능 리모컨과 스마트 멀티탭, 스마트 전구 (출처=텐플)
다양한 가전 제품 역시 IoT 기술을 결합해 보안 시스템처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스마트 전구를 IP카메라나 센서와 연동, 침입자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전등이 켜지거나 깜박거리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IoT 제품을 조합한 보안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다. 각 제품의 가격은 몇 만원대에 불과하며 별도의 이용요금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각기 다른 기능의 제품을 연동시켜 사용자의 취향이나 환경에 적합한 맞춤형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다만, 각 제품의 제조사나 지원 플랫폼에 따라 서로 다른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경우, 제품끼리 연동하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사용자가 각 제품의 특성을 파악해 직접 연동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신경 쓰이는 점이다.
IoT 제품 전문 브랜드인 텐플(10+)을 운영하는 애니온넷의 정해영 부장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CCTV 시스템 하나만 구축하려 해도 상당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는 몇 만원 수준의 IoT 제품 몇 개만 가지고도 수준급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며 “굉장히 많은 브랜드에서 IoT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데, 이들 제품이 서로 연동이 가능한지, 어떤 애플리케이션에 호환되는지 미리 파악한 후 구매하는 것이 좋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