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상임위장 누가 갖느냐가 민생과 무슨 관련 있나

입력 | 2022-07-15 00:00:00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구성협상을 위해 본관 운영위원장실로 각각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1대 후반기 국회의 개점휴업이 한 달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국가적 경제 위기 상황에서 입법부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여야는 이달 4일 의장단을 먼저 선출했지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와 행정안전위 등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막판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어제 회동에서 과방위와 행안위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과방위와 행안위를 둘 다 가져가겠다는 태도다. “국민의힘이 과방위를 맡겠다는 건 방송 장악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경찰국 신설 추진 등 경찰 장악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행안위도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방송을 장악할 생각도 능력도 없으며, 방송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내심 행안위를 주더라도 과방위는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법사위에 이어 이번엔 과방위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방향에 대해선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개특위 위원 정수는 여야 6 대 6 동수로 하고 위원장은 야당이 맡도록 하되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넣는다는 것이다. 단, 과방위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사개특위 잠정 합의도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일괄 타결 후 협상 결과 발표라는 원칙을 깼다며 협상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상임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느냐가 민생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상임위원장을 가져가면 상임위도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우리 국회의 비민주성을 보여준다. 경기 침체, 물가 급등 등 국회가 챙겨야 할 난제가 쌓여 있다. 새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할 입법 사안도 적지 않다. 자리다툼만 하며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오죽하면 지난달 재·보선으로 당선된 초선 의원이 “일하고 싶다”며 ‘국회 개점휴업 방지법’을 발의했겠나.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