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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사벽’이 된 우상혁, 29년 만의 진기록 넘어라

입력 | 2022-07-15 03:00:00

내일 실외 세계선수권 예선 출전




한국 남자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사진)이 ‘육상의 전설’ 하비에르 소토마요르(55·쿠바)가 세운 한 해 실내외 세계육상선수권 우승이란 진기록에 도전한다.

우상혁은 16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리는 2022 세계육상연맹(WA) 실외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다. 3월 실내 세계선수권에서 2m34로 우승한 우상혁은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서면 실내외 세계선수권을 모두 석권하는 역대 5번째 선수가 된다.

특히 한 해에 실내외 선수권 동시 우승은 1993년 소토마요르 이후 29년 만에 나오는 기록이다. 2004년부터 2년 간격으로 실내 선수권은 짝수, 실외 선수권은 홀수해에 열렸는데 올해 실외 선수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연기된 도쿄 올림픽을 피해 개최 연도를 미루면서 우상혁이 전설과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우상혁은 “전설적인 선수인 소토마요르와 함께 언급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라며 “실내 선수권도 제패했으니, 유진에서도 금메달을 따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소토마요르가 1993년 수립한 세계기록(2m45)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계선수권 우승은 우상혁에게 요원해 보이는 일이었다. 도쿄 올림픽에서 2m35로 한국기록을 세우고도 우상혁은 나란히 2m37을 성공시킨 무타즈 바르심(31·카타르), 잔마르코 탐베리(30·이탈리아), 막심 네다세카우(24·벨라루스)에게 밀려 4위에 그치며 ‘세계의 벽’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우상혁이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개막하는 2022 세계육상연맹(WA) 실외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3월 실내 세계선수권에서 2m34로 우승한 우상혁은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서면 ‘육상의 전설’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 이후 29년 만에 한 해 실내외 세계육상선수권 우승이란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AP 뉴시스

하지만 이제는 우상혁이 세계를 향해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겠다”고 외치고 있다. 우상혁은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 대회에서 2m36을 뛰어 올 시즌 실내 남자 높이뛰기 최고 기록을 세웠다. 도쿄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나서지 않은 대회였지만 우상혁은 이후 탐베리가 나선 실내선수권에서도 우승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우상혁은 5월 바르심의 안방인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 리그에서 바르심과 탐베리를 모두 제치고 2m33으로 정상에 섰다. 바르심은 2위(2m30), 탐베리는 7위(2m20)에 머물렀다.

일부 경쟁자들의 공백도 우상혁에게는 좋은 징조다.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네다세카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국적이라 국제대회에 나오지 못한다. 올해 실외 경기 최고기록(2m34) 보유자 일리야 이바뉴크(29)도 러시아 국적으로 출전이 금지됐다. 바르심과 탐베리 외에는 이번 대회가 열리는 헤이워드필드에서 올 1월 2m33을 뛰어 우상혁과 시즌 실외 기록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셸비 매큐언(26·미국)이 유일한 복병이다.

한국의 세계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역대 최고 성적은 이진택(1999년)이 달성한 6위다. 이후에는 결선 진출자조차 없었다. 우상혁은 이진택 이후 23년 만에 세계선수권 결선 진출을 노리며 사상 첫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