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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민주당, 불공정보도 수혜” vs 박홍근 “방송장악 주문에만 충실”

입력 | 2022-07-15 10:59:00

여야, 국회 ‘과방위원장’ 자리 놓고 충돌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여야가 21대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최종 타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상임위원회 배분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제헌절(17일) 전 국회 정상화에도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여야는 쟁점이었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는 잠정 합의했지만 여전히 행정안전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배분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경찰‧방송 장악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선 해당 상임위의 위원장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5일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 방송 장악 시도가 국회 원 구성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집권 여당은 야당과의 협상에 진정성을 보이기보다 오로지 방송 장악, 경찰 장악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주문에만 충실하려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부분 쟁점은 이견을 좁혔지만 국민의힘의 과방위 집착으로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행안위와 과방위 이외에 모든 상임위의 우선 선택권을 국민의힘에 대승적으로 양보하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 기울인 민주당의 노력이 허탈할 뿐”이라며 “국민의힘과의 협상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것인지 언론·방송과의 일전을 경고하는 자리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의 간곡한 요청이 있어서 협상의 장을 닫지는 않겠지만 관건은 국민의힘이 변화된 태도와 입장을 갖느냐의 여부”라며 “민주당은 약속대로 법사위와 운영위를 포함해 이미 대폭 양보 의사를 밝힌 만큼 국민의힘은 더 이상 과욕을 부리지 말고 대승적 결단 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는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국회 사개특위 운영과 관련해 잠정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명칭을 수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로 변경하고, 위원회 정수는 여야 각각 6명씩 동수로 하며 위원장은 야당이 맡되 안건은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방위원장 자리가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일괄 타결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행안위원장과 과방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두 개 상임위원장 중 하나만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그동안 공영방송 불공정 보도의 실질적 수혜를 입었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보도는 편파보도에도 눈을 감고 불리한 보도는 가짜뉴스라며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게 하려던 민주당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방송 장악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양심 불량”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운데)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활동 백서’를 들어 보이며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에서 공영방송의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며 “정권 부역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당시 여권인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이슈를 편향적으로 다루거나 쟁점을 왜곡하는 등 사례가 가득하다. 공영방송은 중립성과 공정성 상실로 국민 신뢰를 잃은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생 위기라면서 있지도 않은 일을 과대망상에 원 구성을 지연시키는 것 또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어느 정권이든 언론을 장악하고 통제하려 든다면 국민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공영방송을 특정 세력이 아닌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