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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흐 작품 X-레이 찍으니 ‘자화상’이…137년 만에 발견

입력 | 2022-07-15 12:51:00


숨겨진 자화상을 X-레이로 촬영한 스코틀랜드국립미술관 수석 관리인 레슬리 스티븐슨 (Neil Hanna 제공)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파 거장인 빈센트 반 고흐의 미공개 자화상이 137년 만에 발견됐다.

14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NGS)은 반 고흐의 그림 ‘농부 여인의 초상’(1885) 뒷면에서 또 다른 그림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미술관은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엑스레이(X-ray)로 판지 밑을 비췄는데, 한 남자의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목에 스카프를 두르고 있는 수염 난 남자였다. 이 남성은 다름 아닌 반 고흐였다.

반 고흐가 자신의 자화상 위에 판지를 접착하고 뒷면에 농부 여인을 그린 것이다.

NGS는 “반 고흐는 돈을 아끼기 위해 종종 캔버스를 재사용했다”며 “20세기 초 전시회를 앞두고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NGS) 제공


전문가들은 그림을 손상하지 않고 접착제와 판지를 제거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미술관은 이달 말부터 열리는 전시회에서 특별 제작한 라이트 박스를 이용해 X-레이 필름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NGS 수석 큐레이터인 프랜시스 파울 교수는 “이런 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드물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인기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인 빈센트 반 고흐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발견했다. 스코틀랜드를 위한 놀라운 선물이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반 고흐는 1890년 사망할 때까지 많은 자화상을 남겼는데, 이번 발견으로 존재가 확인된 그의 자화상은 36장으로 늘었다.

이 작품은 여러 번 주인이 바뀌다가 에든버러에서 활동하던 알렉산더 메이트 변호사가 1960년 NGS에 기증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