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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새 변이 ‘켄타우로스’…한 트위터 유저가 작명

입력 | 2022-07-15 14:29:00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공유해온 사비에르 오스탈레는 지난 1일 “내가 BA.2.75 변이에 은하의 이름을 붙였다. 새 이름은 켄타우로스”라는 트윗을 올렸다. 사비에르 오스탈레 트위터 캡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2.75의 이름을 일명 ‘켄타우로스’로 지은 사람이 한 평범한 트위터 이용자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공유해온 사비에르 오스탈레는 지난 1일 “내가 BA.2.75 변이에 은하의 이름을 붙였다. 새 이름은 켄타우로스”라는 트윗을 올렸다. 켄타우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로, 은하의 이름이기도 하다.

오스탈레는 감염병 전문가가 아니지만 그가 붙인 이름은 약 10개국 언론에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로 대서특필됐다. 구글에서도 켄타우로스 검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A.2.75를 주시 중이지만 따로 이름을 붙이진 않았으며 공식적으로 켄타우로스라고도 칭하지 않고 있다.

WHO는 지난해 과학자들과 논의한 결과 관심을 가져야 할 변이에는 델타와 오미크론 등 그리스 문자를 부여하기로 했다. 변이가 처음 발견된 지역 명칭을 활용할 경우 해당 지역에 부정적인 편견이 생길 수 있는 데다 일반인이 부르기 쉬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애초 WHO는 조류나 그리스 신 이름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지만, 상표권 침해 가능성 등 여러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스 문자의 경우에도 전체 24개밖에 없는 문자를 다 써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WP는 오스탈레의 켄타우로스 사용이 코로나19 변이를 어떻게 명명하면 좋을지, 병균 이름이 대중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한 논쟁을 불붙게 했다고 평가했다.

일부 트위터 사용자는 변이 작명을 아무에게나 맡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사람들의 경계가 느슨해지는 상황에서 입에 쉽게 붙는 이름이 변이에 대한 경각심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WP는 “열 마디 말보다 켄타우로스라는 새 변이 명칭 등장 자체가 더 강력한 경고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베른대의 분자전염병학자 에마 호드크로프트 박사는 “우리는 이제 이같은 변이들로 팬데믹 새 국면에 진입했다. 하위 변이의 명명 체계를 다시 논의할 시점인 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적어도 켄타우로스는 지명이 아니고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오해를 일으킬 가능성도 없다. 별자리와 헷갈리는 사람도 없다”고 평가했다.

BA.2.75는 인도에서 지난 5월 말 처음 발견된 뒤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독일, 영국,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등 약 10개국에서 발견됐다. 국내 첫 확진자는 지난 11일 코로나19에 확진된 인천 거주 60대 A 씨로, 질병관리청은 A 씨의 검체 정밀 분석 결과 켄타우로스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방역당국은 A 씨가 최근 해외를 방문한 적이 없어 켄타우로스가 이미 국내 지역사회에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