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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난 삼남매 어머니

입력 | 2022-07-16 03:00:00

평소 지적장애인 돌봄 등 봉사활동




봉사를 실천하며 살아온 세 남매의 어머니가 생명을 나누고 숨을 거뒀다. 1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허미경 씨(54)가 7일 폐와 두 콩팥을 기증해 3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KODA에 따르면 허 씨는 3일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뇌사에 빠졌다. 가족은 허 씨가 살길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슬픔에 빠졌지만 2019년 5월 그가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하면서 “내 마지막 순간에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떠나고 싶다”고 말한 뜻을 지켜주고자 기증에 동의했다.

허 씨는 전남 순천시에서 4남 3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주변에 따르면 아들과 두 딸에게 헌신적인 어머니였고, 남편과는 퇴근 후 동네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 유가족은 허 씨가 평소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의 식사를 만들고 지적장애인을 돌보는 등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 왔다고 전했다. 허 씨의 막내딸은 “꿈에 자주 나타나서 예쁜 모습 많이 보여주셔야 돼요”라고 어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