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중 2곳 이달 500원 올려 “요즘 식단짜기 정말 어려워요” 조리인력 처우개선도 숙제
“많이 사용하는 돼지고기, 무 가격이 작년 이맘때보다 각각 40%, 90% 올랐어요. 메뉴를 대체하려고 해도 닭고기 가격이 35%가량 올라 쉽지 않습니다.”
국내 한 대형 급식업체 관계자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늘고 있어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급식업계가 구내식당 매출 및 이용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을 수 없는 건 재료 값 인상 탓이다. 기업 구내식당을 위탁 운영하는 급식업체는 보통 식단가(밥값)를 연간 계약으로 정한다. 그러나 최근 물가 급등의 영향으로 식용유와 돼지고기, 김치, 계란 등 필수 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제조원가도 크게 상승했다.
전남 나주시에서 급식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정해진 식단가 안에서 메뉴를 짜는 일이 쉬운 적은 없었지만 요즘은 식단 짜기가 정말 어렵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돌아본 서울의 구내식당 10곳 중 2곳은 견디다 못해 이달 1일부로 가격을 500원씩 인상한 상태였다.
고질적 구인난 또한 급식업계의 고민이다. 업계에서는 조리 인력 한 명당 약 40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본다. 하지만 현실에선 한 명이 60∼70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인력 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조리원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급식소를 운영하는 A 씨는 “조리원을 정규직으로 뽑는 경우 지원자가 확실히 많다”라며 “처우 개선이 구인난의 타개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