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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방문 바이든 “2국가 해법 지지”…4100억 규모 지원책 발표

입력 | 2022-07-16 00:26:00


취임 이후 첫 중동 방문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을 방문해 4000억원 가량의 추가 원조책을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과 만나 3억1600만달러(약 4187억원) 규모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경제·기술적 지원 패키지를 공개했다.

이번 패키지는 동예루살렘 병원네트워크(EJHN) 1억달러(약 1325억원),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자금 지원을 끊었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2억100만달러(약 2663억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안정해진 식량 안보 지원을 위한 1500만달러(약 199억원)가 포함돼 있다.

이중 동예루살렘 병원네트워크에 지원하는 1억달러는 미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예루살렘의 한 병원에서 한 연설을 통해 “이 병원들은 팔레스타인 보건의료 시스템의 중추”라며 추가 자금 지원 의사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오는 2023년까지 서안과 가자 지구내 4G 무선통신망 구축 지원과 서안과 요르단 사이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는 조치들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방문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 국가로 공존한다는 ‘2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자신을 “‘2국가 해법’의 초기 지지자 중 한명”이라고 소개한 뒤 “지금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2국가 해법’의 목표에 대한 제 약속은 지난 몇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며 ‘2국가 해법’이 “이스라엘은 물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도 안보와 번영,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동등한 기준을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독립적이고, 주권적이며, 독자 생존이 가능하고, 연속된 그들 자신의 국가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이 10여 년 전에 좌초해 현재 교착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을 의식, “우리는 평화의 노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며 “비록 지금 이 순간 협상을 재개할 토대가 무르익지 않았더라도, 미국과 우리 행정부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그리고 양측을 더 가깝게 만드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이며 단절시켰던 팔레스타인과의 관계를 복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자국의 수도로 여기고 있는 이스라엘에게 힘을 실어주며 2018년 텔아비브에 있던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고 팔레스타인 업무를 담당하던 동예루살렘 영사관을 폐쇄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 이 순간 협상을 재개할 토대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새로운 회담에 대한 즉각적인 개최 전망 없이 먼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아바스 수반은 미국과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가 선호하는 ‘2국가 해법’을 통한 분쟁 해결 가능성이 희미해지고 있고, 그 기회가 “오랫동안 남아 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스 수반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Δ동예루살렘에 미국 영사관을 재개 Δ미국의 테러단체 명단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삭제 Δ워싱턴DC에 PLO 사무실 재개 등 미국의 조치를 고대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그는 또 지난 5월 알자지라 소속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의 피격 사건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의 지원을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클레의 죽음과 관련해 “미국은 계속해서 그녀의 죽음에 대한 완전하고 투명한 해명을 주장할 것이고, 우리는 세계 어디에서나 언론의 자유를 계속해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목적으로 ‘예루살렘 선언’을 발표한 이날 팔레스타인에서는 항의 시위가 열려 바이든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의 우려보단 아랍 국가들과 지역 안보 협정으로 이스라엘과의 통합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워싱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