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서 휘발유를 ℓ(리터)당 2000원 미만에 파는 주유소가 10곳 중 1~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는 ‘2000원 미만’ 주유소가 단 한 곳도 없다.
이달부터 정부가 유류세를 30%에서 37%로 인하하면서 국내 기름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오를 땐 엄청 오르더니 내릴 땐 찔끔”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평균 가격은 전일 대비 7.64원 내린 ℓ당 2054.17원, 경유 판매가격은 전일 대비 6.03원 내린 2102.93원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북구 9곳, 강서구 6곳, 광진구 5곳, 구로구 7곳, 금천구 5곳, 노원구 1곳, 도봉구 7곳, 서대문구 1곳, 서초구 1곳, 성북구 2곳, 양천구 10곳, 영등포구 18곳, 은평구 2곳, 중랑구 2곳 등이다.
휘발유 가격은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이 ℓ당 2106원으로 가장 비쌌다. 강원(2079원), 전남(2069원), 충남(2066원)이 그 뒤를 이었다. 전국 휘발유 최고가는 ℓ당 2992원, 최저가는 1870원이다.
경유는 휘발유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이 ℓ당 2155원으로 가장 비쌌다. 강원(2130원), 전남(2117원), 충북(2111원) 순이다. 전국 경유 최고가는 ℓ당 2987원, 최저가는 1920원이다.
휘발유와 달리 서울에서 경유를 2000원 미만 가격에 판매하는 주유소는 한 곳도 없었다.
한편, 정부는 이달 1일부터 휘발유, 경유 등에 부과되는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확대했다. 이에 따른 추가 가격 인하 효과는 휘발유의 경우 ℓ(리터)당 57원, 경유는 38원이다. 지난 6월30일과 비교하면 전날 기준으로 각각 83.09원, 58.7원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유류세 인하보다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과 ‘횡재세’ 논란이 국내 기름값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산업연구본부장은 “지난주부터 국제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고점을 찍고 내려가고 있다”며 “국내 휘발유 및 경유 가격도 약 2주 간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내려갔으니 2주 뒤 계속 내려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휘발유 가격도 1800원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도 ‘1800원대’ 가능성은 있다”며 “횡재세 논란이 나오면서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예전보다 가격인하에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