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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더운데 몸보신 하자”…초복날 삼계탕집·냉면집 ‘구름손님’

입력 | 2022-07-16 12:55:00


초복인 16일 서울시내 한 삼계탕 전문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2022.7.16 뉴스1

초복인 16일 서울시내 주요 식당에는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시내 주요 삼계탕집과 냉면집에는 점심시간 이전부터 손님이 몰려들면서 대기줄이 수십미터 형성되기도 했다.

서울 중구의 한 삼계탕집은 오전 10시30분 개점 시간부터 10여명의 손님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4층짜리 식당 건물 1층은 아예 포장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해 놓았다. 커다란 포장 바구니와 삼계탕 배달을 위해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배달원도 보였다.

식당 주인은 “오늘 매우 바빠서 1층은 아예 포장 전용으로 바꾸고 영업중”이라며 “평소보다 물량을 조금 더 많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경복궁역 인근의 한 삼계탕집에서도 10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약 50m 정도 돼 보이는 가게 앞 인파 모습에 행인들은 신기한 듯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초복을 맞이해 서울시내 한 평양냉면 전문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2022.7.16/뉴스1

20년째 이 식당 단골이라는 80대 장모씨(여)는 “이렇게 줄이 긴 것은 처음 본다”고 말헀다.

대기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매장 내 식사를 포기하고 포장해가려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포장 음식을 양손 가득 들고 가게를 나서던 박모씨는 “여기서는 30분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4인분을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서울 중구의 한 유명 평양냉면집도 오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구에서 친구와 여행으로 서울을 방문한 20대 송모씨는 “11시25분부터 식당이 문을 연다고 해서 대기표를 받았는데 앞에 26명이나 더 있다”며 “평양냉면을 좋아해서 식당을 찾았다”고 말했다.

번호표를 들고 기다리던 정수진씨(43·여)도 “오늘 시아버님, 남편, 아들과 함께 같이 왔는데 대기표가 48번이면 바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복날이라 사람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정도면 괜찮다”고 말했다.

식당 관계자는 “오늘 정신없이 바쁠 것 같다”며 “평소 1500여명 정도 식당을 찾는데 오늘은 더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보신탕을 즐겨 먹던 세태가 바뀌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듯 보신탕집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1시20분경 방문한 서울 남대문 인근의 한 보신탕집에는 60대 이상의 고령층만 일부 모습을 보였다. 가게 내부에는 고객이 10명 이하 수준이었다. 초복에 고객이 몰린 삼계탕집이나 냉면집과는 확연히 비교됐다.

익명을 요청한 가게 주인은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보신탕을 거의 찾지 않아서 주변 가게들도 문을 닫는 곳이 나오고 있다”며 “오늘은 그래도 복날이라 닭도 팔아서 손님이 조금 더 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냥 평소 토요일과 (매출이)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