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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만난 바이든 “사우디, 몇 주 내로 원유 증산 기대”

입력 | 2022-07-16 14:59: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증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사우디 당국자들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으로의 (원유) 공급 증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우디 측에서도 이 같은 긴급성을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논의에 기초하면 몇 주 내로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오늘 논의’란 이날 앞서 이뤄진 빈 살만 왕세자 및 살만 빈 압둘라지즈 국왕 등과의 회동을 의미한다.

지난 2018년 사우디계 언론인이자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였던 자말 카슈끄지 피살 배후로 미국이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한 이후 악화해온 사우디 왕실과 바이든 행정부 간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상징하는 만남이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카슈끄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왕과는 악수하고 왕세자와는 주먹인사만 나눈 모습도 이 같은 입장을 표현한 제스처로 회자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회동 이후 양국간 ‘에너지 시장 안정’과 ‘이란 핵무기 추구 저지’ 관련 공동성명이 발표되고 우주, 보건, 투자, 방산 등 총 18개 분야 협약과 양해각서가 체결된 점을 미루어 볼 때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 시점이 사우디가 이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비오펙 산유국 오펙 플러스(+) 차기 회의 약 3주 전에 이뤄진 데 주목했다.

산유국들은 오는 8월 3일 회의 이후 9월 이후의 생산량을 조정할 예정으로, 앞으로 3주간은 석유시장에 있어 중요한 날짜가 된다.

다만 최근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가 떨어지고 있어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국제 원유시장의 ‘벤치마크’로 통하는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12일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져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압델 알 주베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공급 결정은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에 기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수요를 평가하고 오펙 및 오펙 플러스 산유국들과 협의해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추측이나 히스테리, 지정학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도 계속 협력할 것이란 의지를 강조했다.

앞서 사우디를 비롯한 오펙 플러스는 이미 이달과 8월까지의 원유 증산을 결정한 바 있다. 이 조건 하에서 내달 사우디의 생산량은 일일 1100만 배럴로 수십년래 최대치에 달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사우디가 추가 증산에 나설 경우 이는 사우디의 최대 지속가능 설비용량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현재 국영 사우디 아람코의 최대 지속가능 설비용량은 일일 1200만 배럴이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미국과 사우디가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화석 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이를 위해 민관 참여의 태양광, 수소, 원자력 분야에 사우디가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