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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사랑 받고 있구나” 이대호의 마지막 올스타 사인회

입력 | 2022-07-16 17:49:00


 은퇴를 예고한 ‘선수’ 이대호(롯데)의 모든 일정에는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16일 2022 신한은행 쏠 KBO리그 올스타전 본 경기에 앞서 소화한 팬 사인회도 이대호에겐 마지막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 중에서도 유독 이대호 앞에는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그의 모습을 담으려는 취재진까지 대거 몰리면서 이대호의 주변은 발 디딜 틈 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대호는 팬들이 끝없이 들이미는 유니폼, 야구공, 사인지에 쉴 새 없이 펜을 쥔 오른손을 움직였다.

전날 홈런더비 때 친 공을 자신이 잡았다면서 공에 사인을 요청한 팬이 “부산에서 왔다”고 강조하자 “저도 어제 부산에서 왔습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좋아해 지금은 고등학생이 됐다는 팬을 보고는 “어릴 때부터 응원해주셨던 분들 중에 지금은 대학생이나 결혼하신 분들이 많다. 그런 것을 보면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좋아해주시면 끝까지 좋아해주시는데 너무 좋다”고 고마워했다.

팬들에게 사인을 선사하는 와중에도 이대호는 여러 질문에도 친절히 답했다.

만 40세의 나이로 홈런 레이스를 정복한 하루 전 스토리는 빠질 리 없었다. 이대호는 배팅볼 투수로 변신한 김태군(삼성)의 도움 속에 5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 쟁쟁한 후배들을 모두 제쳤다.

이대호가 김태군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사흘 전이었다.

“나와 좀 친해서 내가 나왔을 때 손 떨림이 없을 선수로 생각하다보니 몇몇이 추려졌다. 그중 아무래도 포수가 공회전이 좋고 잘 던질 수 있어서 태군이에게 부탁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대호는 “6시간 운전을 했더니 허리가 안 풀리더라. 후배들이 너무 멀리 치길래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타구가 다 살짝 넘어가더라.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빠의 우승에 아이들이 한걸음에 달려가는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대호는 “‘2개 친다고 했더니 왜 5개나 치냐’, ‘우주의 기운이 다 아빠한테 왔다’고 해주더라. 아이들과 같이 오니 더 힘이 나는 것 같다”고 웃었다.

마지막 올스타 팬사인회를 성황리에 마친 이대호는 드림 올스타 4번 타자로 마지막 올스타전을 소화한다. 5회 종료 후에는 KBO가 주관하는 은퇴투어로 팬들을 만난다.

이대호는 “내가 말주변이 없다. 진짜 감사드리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면서 “항상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게 팬들께 보답하는 길이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