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4주년 제헌절 경축행사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헌절인 17일 “국민통합형 개헌을 추진하자”며 다시 한 번 개헌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즉각 “지금 단계에서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74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갈등의 정치를 넘어 협력의 새 헌정 시대를 열어야 대한민국이 전진할 수 있고 국민의 삶도 지켜낼 수 있다”며 “그 출발은 개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 논의가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여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국민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미래의 문을 여는 새로운 방식의 개헌, 국민통합형 개헌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김 의장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개헌자문회의를 의장 직속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히는 김 의장은 정치 활동 내내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달 초 취임사에서도 “승자독식 패자 전몰의 폐습과 결별할 때가 됐다”며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개헌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김 의장은 대통령 중임제와 함께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헌특위 제안에 동감한다”며 “여야 간 잘 합의해서 개헌특위를 만들어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할 헌법이 개정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