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이재명 ‘선거 패배’ ‘방탄 논란’ 멍에 쓰고 당 혁신할 수 있겠나

입력 | 2022-07-18 00:00:00

이재명 당 대표 출마회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어제 8·28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3·9대선 패배 이후 약 4개월 만, 6·1보궐선거 당선 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국민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민주당’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선 이 의원과 97그룹(1990년대 학번, 1970년대생), 비명계가 차기 당권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이 의원의 행보를 놓고 당내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아무런 연고도 없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원내에 입성하긴 했지만 지방선거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당내에서 이 의원의 당 대표 불출마 요구가 제기된 배경이었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 새로운 민주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무대가 되어야 한다. 대선 패인은 민심을 외면한 팬덤 정치와 이념과잉 정치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토론과 정책 대결이 당 쇄신의 첫걸음이다. 이 의원도 “이념과 진영에 갇힌 정쟁정치를 배격하자”고 했으니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면서 논의의 물꼬를 터줘야 할 것이다.

당 안팎에선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장동 게이트를 비롯해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이 의원이 선거 연패에 책임지는 충분한 숙고의 시간도 없이 당권 도전에 나선 것도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방탄 대표’가 되면 민주당이 민생과 당 개혁에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놓고 민주당은 지금 친명계와 비명계로 쪼개진 상태다. 심리적 분당 상태로 보인다. 갈등 원인은 당 대표가 갖고 있는 차기 공천권이다. 이런 추세라면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통합의 정치를 구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내 계파 갈등도 수습 못하면서 여야 협치, 국민 통합을 얘기할 수 있겠는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의원은 공정한 공천 시스템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