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우수한 영업 인력의 이탈을 막으려면[Monday HBR/닉 토먼]

입력 | 2022-07-18 03:00:00


팬데믹으로 대면 영업이 중단되면서 영업 직원에 대한 투자를 줄였던 기업들이 엔데믹을 맞아 영업 인력의 공백과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필자들이 속한 영업 컨설팅 업체 SBI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B2B 영업 조직 대부분에서 인력의 10∼15%가 공석인 상태다. 또한 공석인 영업 직원의 수, 전문 영업 인력의 예상 이탈 수치, 더 높은 수익 목표 달성에 필요한 신규 채용 규모 등을 고려해 측정한 기업의 영업 역량 위험도 역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기업 간 영업 역량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와 리더들은 이 문제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리더들이 우수한 영업 인력이 이탈하는 진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리더들은 세대 특성을 탓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원래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고 간주한다. 하지만 최근 영업 인력의 이탈은 ‘X세대’에 해당하는 45∼55세의 연령층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또 리더들은 기존 영업 인력의 근무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현재 퇴사가 늘어나더라도 앞으로 점점 추세가 약해질 것이라고 낙관한다. 하지만 실제로 영업 인력의 절반 이상은 현 직장에 만족하면서도 여전히 새로운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그렇다면 리더는 우수한 영업 인력의 이탈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보상을 높이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지지만 필자들이 연구한 결과, 의외로 보상의 효과는 굉장히 낮았다. 영업 인력은 평소 급여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기본급 조정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단기적인 보상보다 회사가 자신의 경력 개발을 얼마나 지원해주는 지를 중시했다. 예컨대 기업이 얼마나 자신의 입장을 잘 대변해주는지, 단기적 성공뿐 아니라 영업 인력으로서의 장기적 발전을 얼마나 지원해 주는지에 우선순위를 뒀다. 따라서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장기적인 경력 개발 기회를 주거나 경영진의 광범위한 지원 하에 단기적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즉 현재 서 있는 위치에 한층 더 강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고위 경영진 전체가 영업 인력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기업에서 영업 조직은 영업 부문 리더가 특유의 문화를 구축하면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필자들이 분석한 결과 영업 인력 이탈이 적은 기업은 고위 경영진 전체가 영업 조직을 넘나들며 정보를 공유한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특히 일선의 우수 영업 인력은 경영진과 수시로 접촉해 피드백을 받고 질문을 하면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영업 인력에 기대되는 역량 정보를 정량적으로 투명하게 제공해야 한다. 예컨대 초과 성과와 연봉 상승에 구체적인 비전을 품을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직원들이 현재 자리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비전을 갖게 된다면 구태여 새로운 자리로 눈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 공석을 채운 신규 인력도 자신의 업무가 단지 다른 직원이 버리고 떠난 영역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애석하게도 많은 CEO들은 영업 인력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단순히 우수한 영업 직원 몇 명에게 미미한 수준의 보상을 챙겨주며 진급시키거나 그들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데 그친다. 영업맨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선 사항을 간과하면서 톱다운(top-down) 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보너스 지급이나 재정적 보상으로 높아지는 이직률을 일시적으로 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단기적으로는 영업 직원들이 자신이 속한 기업에 확신을 갖도록 하면서 장기적인 커리어 발전을 돕는 것이 더 현명한 접근법이다.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최고의 영업 인력을 유지하는 법’을 요약한 것입니다.

닉 토먼 SBI 회장·존 스테이플스 SBI 시니어 파트너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