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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최동원은 내가 넘고 싶던 우상”

입력 | 2022-07-18 03:00:00

KBO ‘레전드 40’ 4위까지 공개
선동열-최동원-이종범-이승엽 順




선동열(59)이 없었더라도 최동원(1958∼2011)은 야구팬이 기억하는 최동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동원이 없었다면 선동열은 지금의 선동열과 많이 달랐을지 모른다. 선동열이 프로야구 출범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뒤 가장 먼저 꺼낸 세 글자가 ‘최동원’인 게 우연이 아닌 이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올스타전을 앞두고 전문가 투표 80%, 팬 투표 20%를 합산해 선정한 레전드 40인 가운데 총점 1∼4위를 먼저 공개했다. 선동열이 91.05점으로 1위에 올랐고 최동원이 89.99점으로 그다음이었다.

선동열은 이날 시상식에서 “최동원 선배는 어릴 때는 내 우상이었고 커서는 내가 넘어서고 싶은 목표였다. 또 함께 국가대표를 지낼 때는 정말 좋은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려주신 멘토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제 선동열을 상징하는 등번호는 18번이 됐지만 1985년 해태 입단 때 그가 원했던 등번호는 사실 롯데 에이스 최동원과 똑같은 11번이었다. 해태 간판 타자였던 김성한(64)이 이미 등번호 11번을 달고 있었기에 차선으로 선택한 번호가 18번이었다. 최동원이 에이스 상징인 1번 대신 11번을 선택한 건 “숫자 1은 외로워 보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1자 두 개가 기둥처럼 잘 버텨 달라는 뜻에서 11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역시 1자 하나는 외로웠다. 선동열은 “오늘은 정말 최 선배 생각이 많이 나는 하루다. 최 선배가 함께했다면 이 자리가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됐을 것”이라고 그리움을 전했다. 최동원을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아들 최기호 씨는 “아버지를 기억해 주시고 추억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한편 레전드 40인 투표 3위는 총점 87.31점을 받은 ‘바람의 아들’ 이종범(52), 4위는 86.55점을 기록한 ‘라이언 킹’ 이승엽(46)에게 돌아갔다. KBO는 레전드 40인 명단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