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해수욕장 개장 1주새 강원 확진자 2.7배로

입력 | 2022-07-18 03:00:00

[코로나 재유행]
주말-휴가철 비수도권서도 폭증세
당정, 하루 확진 30만명 대비 나서



17일 강원 속초시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속초=뉴스1


17일 오후 2시경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해변은 물놀이를 즐기고, 파라솔 아래 더위를 식히는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김경수 씨(47·서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3년 만에 가족과 함께 동해를 찾았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58명. 강원 지역 해수욕장 개장 후 첫 주말인 10일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2.7배로 늘어난 것이다.

수도권 중심으로 번지던 코로나19가 최근 비수도권에서도 폭증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서울 인천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확진자는 10일 8767명에서 17일 1만8596명으로 일주일 만에 1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만1617명에서 2만1711명으로 87% 늘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주말, 휴가철을 맞아 인구가 이동하면서 확산세가 비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7월 말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 휴양지를 중심으로 비수도권 확산세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은 방역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편 당정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2차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하루 확진자 30만 명에 대비한 병상 4000개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또 의료진을 1만 명까지 확보할 인건비 예산도 마련했다.




해운대 10명중 7명 노마스크… 코로나, 수도권 → 피서지 확산


비수도권 확산세 수도권 웃돌아

거리두기 해제로 노마스크 단속 못해 “본격 휴가철, 앞으로가 더 문제”
지자체, 합동점검 등 방역 고심… 상인들은 방역 강화될까 노심초사



“해수욕장 내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합시다.”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곳곳에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피서객 10명 중 7명가량은 마스크를 벗은 채 해수욕을 즐겼다. 해운대구 관계자가 해변을 돌며 ‘1m 이상 거리 두고 앉기’와 ‘음식물 섭취 자제’ 등을 홍보했지만 귀담아듣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11만4599명. 1일 개장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구 관계자는 “4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 밀집 지역에서 야외 마스크 착용은 권고사항이라 지도를 따르지 않아도 그만”이라고 했다.
○ 비수도권 확진자 급증…앞으로가 더 문제

전국적인 무더위에 해수욕장이 밀집한 부산 강원 등으로 피서객이 몰리면서 비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부산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0일 0시 기준 1296명에서 17일 2568명으로 일주일 만에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제주 확진자 수는 같은 기간 110%, 강원은 1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종과 경북을 제외한 모든 비수도권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수도권 확진자 평균 증가율 87%를 웃돌았다. 수도권 중심이던 재확산이 전국화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문제는 앞으로라고 입을 모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다음 달 초에는 해운대에만 하루 40만 명 이상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이 해외 입국자가 많은 수도권에서 확산이 시작돼 피서지가 밀집한 비수도권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휴가철이 지나면 전국적으로 확진자 증가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지자체 ‘방역 고민’, 상인은 ‘방역 강화 고민’
자치단체들은 방역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강원도는 다음 달 28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했다. 인파가 몰리는 해변과 계곡 등 물놀이 지역에 방역 관리자를 정하고 특별합동점검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는 ‘총괄방역대책단’을 통해 8개 구군 등과 방역 대응 상황을 공유할 예정이다.

하지만 단속을 강화하면 간신히 살아나던 지역 상권에 타격을 줄 수 있어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한 상태에서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방역 정책을 시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음식점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 환기를 강화해줄 것을 요구하는 정도가 고작”이라고 밝혔다.

상인들은 방역지침이 다시 강화돼 3년 만에 맞은 여름 특수를 누리지 못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장영국 해운대구남로상인회장은 “상점들은 극성수기인 다음 달 영업에 쓸 식재료를 모두 주문했고, 아르바이트생도 추가로 채용해둔 상황”이라며 “지난해처럼 해수욕장이 폐쇄돼 자영업자가 피해를 입는 일은 상상도 하기 싫다”고 우려했다. 박건식 강릉경포번영회장도 “모처럼 피서객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데 재확산이 가속화되면 다시 지역 경기가 위축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부활시키지 않을 것이라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확대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 피하기 등을 강조하며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