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차기 대법관 후보자. (왼쪽부터)이균용 대전고등법원장(59·사법연수원 16기), 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59·19기), 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52·23기)© 뉴스1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오는 21일까지 이들 3명이 관여한 판결 및 업무, 인적사항 등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의견 수렴 기간이 끝나면 1명을 선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하게 된다.
통상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대통령 임명 제청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후보추천위)에서 최종 후보군을 3~4명으로 압축해 발표한 뒤 10~20일 사이에 이뤄졌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제청 대상자는 7월 말 발표가 유력하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을 하지만 통상 최종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되는 것이 관례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거부할 수도 있지만 헌정사상 전례가 없다. 후보군이 좁혀지면 대법원장과 대통령이 의견교환을 통해 미리 사전조율을 거쳐 대법관 후보를 제청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처럼 정권교체가 이뤄진 경우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대법원장과 새로 취임한 대통령 간 의견 조율이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실제 노무현정부에서 임명된 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정권교체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법관 제청을 두고 상당한 신경전을 벌인 전례가 있다.
결국 최종 후보군에 오른 3명 중 한쪽이 강력히 원하거나 반대하는 인물은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 모습. 2020.12.7/뉴스1 © News1
이에 법원 내부에서는 오석준 제주지법원장이 가장 가능성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법원장과 관계에 있어서도 겉으로 드러난 갈등이 없고, 윤 대통령과는 대학 시절부터 친분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경기 파주 출신인 오 법원장은 각급 법원에서 다양한 재판업무를 담당해 실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대법원 공보관을 두 차례 지내 소통에도 능하다. 특히 성격이 모나지 않고 융통성이 있어 법원 내부에서도 ‘적이 없다’고 알려졌다.
경남 함안 출신의 이균용 원장의 경우 셋 중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 관련 검찰 수사 당시 김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한 것을 두고 강도 높게 비판해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처리와 관련해 김 대법원장이 거짓 해명 논란을 빚자 “사법에 대한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며 “재판의 권위와 신뢰가 무너져 내려 뿌리부터 흔들리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대전 출신의 오 부장판사는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과 수석재판연구관을 모두 거치며 새 판례 법리를 제시하는 등 법리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수도 적당하고 법원 내 자타공인 최고 실력가지만 배우자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건 항소심 주심판사였다는 점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 부장판사의 배우자는 김민기 부산고법 판사다. 두 사람 모두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김 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 단원으로 선정한 인물이기도 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