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박물관, 55점 기증받아
부산 동래부사를 지내며 동래읍성을 개축한 조선 후기 문신인 정언섭(1686∼1748)과 관련한 고문서 55점이 290여 년 만에 부산으로 돌아왔다. 부산시립박물관은 정언섭의 9대손인 정한식 씨(70)로부터 정언섭과 그 가문 관련 고문서 55점을 기증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정언섭은 1730년부터 1733년까지 동래부사로 재직하면서 임진왜란 이후 140년간 방치됐던 동래읍성을 개축했다. 동래부의 독자 재원을 투입해 착공 200여 일 만에 공사를 끝낸 것. 이런 성과로 그는 영조의 신뢰를 받았고 이후 충청도 관찰사와 승정원 도승지, 병조·호조·예조참판 등 주요 직책을 맡았다.
이번에 기증된 유물은 영조가 정언섭에게 보낸 185건의 교지(국왕의 뜻을 담은 문서)를 엮은 교지첩 3권과 영조가 지은 시를 수록한 ‘영은어제’, 영조가 후세의 왕을 위해 만든 교훈서로 정언섭에게 하사한 ‘어제상훈’ 등이다. ‘금호상원시첩’과 ‘호암당비명’에서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정언섭의 실제 글씨도 확인할 수 있다.
김화영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