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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마켓뷰]물가 잡는 시대, 배당주 비중 확대 바람직

입력 | 2022-07-19 03:00:00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경기와 주식 시장이 살아나려면 물가를 잡아야 한다. 물가를 잡아야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개선되고 중앙은행도 긴축을 멈춘다. 하지만 물가를 잡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물가가 잡히기 전에 수요가 먼저 깨지는 과정에서 소란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가를 잡는 방법은 두 가지다. 인플레이션은 공급 대비 수요가 높을 때 발생하기 때문에 공급을 늘리거나, 수요를 억제하면 된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휴전을 맞이하거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증산을 확대할 경우 큰 효과가 있겠지만 이런 일은 언제 발생할지 알 수 없다.

공급에서 이변이 없다면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성장률, 실업률, 경상수지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위축이 선행돼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물가가 먼저 잡혔던 경우는 찾기 어렵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이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수요와 물가가 함께 위축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당분간 피할 수 없다.

다음은 실물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물가의 동반 하강이다. 이때는 실물경제 지표와 실적을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기업 실적이 내려갈 수 있다는 신호가 여러 번 나왔는데도 기업 실적 전망이 제대로 하향되지 않으면 주식 투자자들이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도 올 2분기(4∼6월) 실적 발표 시즌의 결과에 달려 있다. 현재 여러 경제 환경은 수요 침체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와 달리 기업 실적 전망은 견고한 상태다. 만약 앞으로 발표되는 기업 실적이 물가, 환율, 국제수지 등 거시경제 환경처럼 악화된다면 주식 시장은 계속 험난할 것이다.

물가를 잡는 과정에서 시장 스타일이 급격하게 변해 인기 종목이 바뀔 수도 있다. 상반기 가장 각광받은 거래는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와 원자재 관련 종목이다. 요즘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주가의 내구성이 견고한 가치주(주당 순이익에 비해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와 배당주도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경기 침체에 이끌려 물가가 낮아지는 구간으로 진입할 경우, 원자재 업종의 실적은 수요와 물가의 곱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물가가 하향 추세로 접어들면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다. 견고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의 가치주도 실적 하강으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시장 스타일의 반전이 일어나면 원자재 관련 주식과 가치주의 빈자리는 안정성이 높은 주식들이 채우게 된다. 실적 안정성이 견고한 배당주도 물가 정점을 통과한 지 3개월이 지났을 때 초과 이익을 달성했다. 따라서 물가를 잡는 지난한 과정에서는 원자재 관련 주식과 가치주의 비중은 늘리지 않는 게 좋다. 2분기 실적 시즌 전후로는 배당주의 비중을 확대하는 게 낫다. 성장주는 좀 더 지켜보자.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