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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닥터헬기, 응급구조 4배로

입력 | 2022-07-19 03:00:00

경기도, 올해부터 중증외상은 물론… 급성 심혈관 질환 환자도 이송
올 상반기 163건 운항, 작년比 3.8배… 주간-야간 분리 2원체제로 운영
골든타임 위해 70km이내만 운항



‘경기도 응급의료 전용 헬기’(닥터헬기)는 올 상반기에만 163차례 운항했다. 119구급대원이 응급환자를 닥터헬기에 이송하는 모습. 경기도 제공


올 2월 경기 용인의 포장공장에서 “작업자가 기계에 눌렸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상태가 위급하다고 판단해 곧바로 경기소방재난본부 상황실에 응급 의료 전용 헬기(닥터헬기)를 요청했다.

수원 아주대병원에 대기하고 있던 경기도 닥터헬기(중형 AW-169)는 즉시 사고 현장으로 출발했다. 아주대병원에서 사고 지점까지 거리는 약 30km. 자동차로는 50분 정도 걸리지만 닥터헬기는 25분 만에 환자를 병원에 이송했다. 닥터헬기로 응급 환자의 이송 시간을 줄여 귀중한 생명을 구한 것. 소방 관계자는 “당시 환자는 심정지까지 와 위급한 상황이었다”며 “닥터헬기로 이송하면서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 끝에 의식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 올 상반기 163차례 출동…작년 대비 3.8배로 늘어

전국에서 처음 도입된 ‘닥터헬기’가 경기지역 응급 환자 생명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기도는 닥터헬기가 올 상반기(1∼6월)에만 163건 운항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건에 비해 출동 횟수 기준으로 약 3.8배에 달했다. 2019년 8월 운행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2019년 26건 △2020년 66건 △2021년 86건 운항했다. 올해부터 도가 닥터헬기 전담 인건비 10억 원 지원을 시작했고, 중증 외상뿐 아니라 급성 심혈관 질환 환자 이송도 시작해 운항 횟수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닥터헬기는 24시간 운항을 위해 주간과 야간을 분리해 운영한다.

닥터헬기는 주간(일출∼일몰)에는 보통 아주대병원 지상헬기장에 대기한다. 구급대가 사고 현장에서 출동 요청을 하면 아주대병원 운항통제실에서 ‘환자 상태와 기상 상황’ 등을 확인한다. 이후 출동이 결정되면 아주대 전문의 1명과 간호사 1명 등 2명 이상으로 구성된 의료진이 탑승해 사고 현장으로 직행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중증 외상 환자의 경우 1시간 이내라는 골든타임 확보 효과를 위해 올해부터 운항 범위를 전국 전체에서 아주대병원 기준 70km(편도 30분) 이내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일몰시간 이후 출동 요청이 오면 용인에 있는 경기 소방특수대응단의 소방헬기가 아주대병원 의료진을 태우고 사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 첨단 의료장비 탑재한 ‘하늘의 응급실’
닥터헬기는 첨단 의료장비를 갖춘 하늘의 응급실이다. 인공호흡기와 심장충격기, 이동형 혈액화학검사기 등이 탑재돼 있다. 30여 가지 의약품이 비치돼 위급 환자들을 치료한다.

‘중형AW-169’ 헬기는 조종석에 2명, 객실에 7명 등 최대 9명까지 탈 수 있다. 속도는 최고 시속 306km까지 가능하다.

예열에 필요한 시간이 2∼3분 내로 짧아 빨리 이륙할 수 있어 응급 이송에 적합하다. 또 비행체가 낮게 날면서 프로펠러가 일으키는 하향풍이 적어 안전사고 위험도 작다. 출입구 위치도 상대적으로 낮아 환자가 헬기에서 타고 내릴 때 위험 부담이 작다는 장점이 있다. 류영철 경기도 보건국장은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24시간 닥터헬기를 차질 없이 운항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