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톨라, 2시간5분36초 金
“반환점을 돌기 전부터 바보가 되면 안 된다. 반환점을 돌았다면 겁쟁이가 되면 안 된다.”
육상 전문 작가 스콧 더글러스는 2011년 펴낸 책 ‘더 리틀 레드 북 오브 러닝’에 이렇게 썼다. 레이스 초반에 먼저 치고 나오는 게 바보가 되는 지름길이고, 레이스 후반에 치고 나갈 기회에서 머뭇거리는 게 겁쟁이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타미라트 톨라(31·에티오피아)가 18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대회 신기록(2시간5분36초)으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이 지적을 가슴에 새겼기 때문이다. 톨라는 우승 후 “2017년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대회 2위는 모시네트 게레메우(30·에티오피아·2시간6분44초)에게 돌아갔다. 게레메우는 2022 서울 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에서 국내 대회 최고 기록(2시간4분43초)을 세우며 우승했던 선수다. 이어 바시르 압디(33·벨기에)가 게레메우보다 4초 늦게 들어오면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오주한(34·청양군청)은 이날 24km 지점 통과 후 기권했다. 케냐에서 태어나 2018년 한국 국적을 얻은 오주한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 때는 15km를 달린 뒤 레이스를 포기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