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북송-서해 공무원 피살]2020년 9월 첫 靑회의 직후 지워 수사당국 “서욱 지침에 새벽 작업”… 관계자 “원본은 작성부대 보관”
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왼쪽)가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유족 측은 이날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추가 고발하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구속 수사할 것을 검찰에 요청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군 기밀들은 당시 청와대 첫 관계장관회의 직후인 2020년 9월 23일 새벽에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당 기밀들은 밈스 서버에도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대준 씨 피살 관련 기밀 40여 건은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경 당시 서훈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욱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첫 관계장관회의가 끝난 직후에 밈스에서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회의가 끝난 지 수시간 만에 국방정보본부의 지휘계통을 밟아 장성급 실무 책임자의 지시에 따라 관리자가 밈스 서버로 들어가서 해당 기밀들을 지웠다는 것이다.
군과 검찰은 첫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서 전 장관의 지침을 받아서 이영철 국방정보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밈스에서 기밀 삭제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서 전 장관과 합참은 “밈스에 탑재된 민감한 정보가 업무와 무관한 부대까지 전파되지 않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태스크포스(TF)에서도 “(해당 기밀의) 배부선을 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일부 민주당 의원은 밈스 서버에 해당 기밀이 남아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밈스 시스템에서 기밀 열람을 제한하는 것과 서버에서 기밀을 삭제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삭제된 기밀에서 당시 정부의 월북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이 나올 경우 은폐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