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생사를 갈라놓은 건 단 2.5초였다고 보안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경호원들이 아베 전 총리를 보호하거나 첫 번째 총격과 두 번째 총격 사이 2.5초의 시간 동안 포격선으로부터 이동시켰다면 구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1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를 두 번째 총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실패한 것은 일본의 안보 실책으로 보인다고 일본과 국제 전문가들은 말했다.
총기 사용이 엄격하게 규제되는 일본에서 정치인이 사제 총기로 살해된 사건은 일본 전역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로이터 통신은 보안 전문가들 외에도 현장 목격자 6명과 통화하고 현장 보안 조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또 내용을 종합하기 위해 다른 각도에서 찍은 여러 동영상들도 비교 대조 했다.
이에 따르면 그 누구도 사건 용의자인 야마카미 데쓰야(41)의 수상한 움직임을 눈치채지 못했고, 야마카미는 서서히 아베 전 총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아베 전 총리로부터 약 7m 떨어진 곳에서 첫 총격을 가했다.
1차 총격 후 앞쪽을 엄호하던 경찰관 2명은 아베 전 총리 쪽으로 몸을 틀어 그를 보호하려 했다. 특수 경비요원은 아베 전 총리와 다소 거리를 두고 서 있었기 때문에 큰 대응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초 뒤. 야마가미는 2m 정도 더 앞으로 다가와 다시 총을 쐈다. 2차 총격까지 이뤄지고 나서야 특수 경비요원과 후방 경계를 담당하던 경찰관은 야마가미를 붙잡았다.
존 솔티스 전 네이비실(Navy SEAL) 출신이자 현 보안업체 프로스구르 부사장은 “아베 전 총리 경호원들은 그의 주변에 ‘중점적인 보안 고리’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군중 속에서 어떤 종류의 감시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 NHK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사건 직전 후방을 담당하던 경찰관은 아베 전 총리 바로 뒤에서 손수레를 밀고 있는 한 남성에게 정신이 팔렸고, 야마카미가 접근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의 유세지 경비를 담당하는 나라현 경찰은 로이터 통신에 “안보 문제를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는 성명을 내고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후쿠다 미쓰루 니혼대 위기관리 및 테러학 교수는 “아베 전 총리의 경호가 가해자에게 태클을 걸어 그를 체포했지만 일부 경호가 요인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이는 대신 총격범을 쫓은 것은 잘못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현지 경찰을 총괄하는 경찰청은 아베 전 총리의 피살은 경찰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라며 보안과 보호 대책을 검토하고 이런 심각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조치를 검토하기 위해 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