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 겸업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오타니는 19일(한국시간) MLB 올스타전을 하루 앞두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WBC 출전에 대해 “당연히 나가고 싶다”며 “내가 실력이 있어 일본 야구 대표로 선발해주신다면 WBC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다.
닛칸 스포츠,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오타니는 소속팀 에인절스가 WBC 출전을 허가해 줄 것이라고 낙관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즈 감독을 맡은 구리야마 감독은 2013~2017년 닛폰햄에서 뛴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독려하며 성장을 도왔다. 구리야마 감독은 2016년 닛폰햄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는데, 당시 오타니가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오타니는 “구리야마 감독님은 나를 이해해주는 분이다. 감독님과 함께 노력하고 싶다”면서 “(닛폰햄에서 뛴)5년간 구리야마 감독님께 신세를 졌고,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밖에 만날 기회가 없었다. 만약 나를 대표로 선택해주시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MLB에서 뛰는 일본인 선수들을 직접 살펴보고자 8월초 미국을 방문한다. 이때 오타니와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오타니는 “구리야마 감독님을 만나 인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내년 WBC에서 호주, 중국 등과 함께 B조에 편성돼 일본 도쿄돔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15년 제1회 프리미어12에서 오타니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한 적이 있다. 당시 일본 야구 대표팀의 에이스였던 오타니는 한국과의 4강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1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였다.
한국은 당시 9회에만 4점을 뽑아내는 뒷심을 발휘해 결승에 진출한 뒤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지만, 오타니의 위력을 체감했다.
오타니는 MLB에서 경험을 쌓으며 한층 성장했다. 일본이 1라운드에서 가장 난적으로 꼽히는 한국과의 대결에 오타니를 선발로 투입할 가능성도 상당해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