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에게 흉기로 살해한 피고인 조현진(28)씨가 재판부에 피해자가 자신과 돌아가신 자신의 부모를 욕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재오)는 19일 오후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조씨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심리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 이르러 조씨가 21회에 걸쳐 제출한 반성문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는 내용의 반성문도 있으나 피해자 B씨를 비난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었다”라며 “이것이 진실인지 여부는 당장 결론 내릴 수 없으나 중요한 것은 조씨에 의해 피해자가 살해당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조씨에게 이러한 주장을 믿기 위해서는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된 자료가 있다면 추가로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담당했던 법의관과 B씨의 모친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흉기를 어떤 방식으로 휘둘러 B씨의 이자와 신장 등이 손상됐는지 알기 위해 법의관의 진술이 필요하고 현재 B씨 모친의 심리적·정신적 상황이 어떤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 검찰에서 신청한 증인을 모두 채택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6일 오후 3시에 진행되며 법의관과 B씨 모친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당시 B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뒤 흉기를 미리 준비해 가져갔고 범행 현장에 B씨 모친이 있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살려달라는 피해자의 저항이나 딸의 참혹한 비명을 듣는 피해자 모친 앞에서도 주저함을 보이지 않고 구호도 하지 않았다”라며 징역 23년과 보호관찰 5년을 선고했다.
[대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