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소재 공군 제20전투비행단. 2021.6.11/뉴스1 ©
고 이예람 중사가 근무했던 공군 비행단에서 또 다른 여군 부사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예림 중사는 지난해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2차 피해 등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19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경 공군 20전투비행단 영내 독신자 숙소에서 항공정비전대 부품정비대대 소속 A 하사(21)가 동료 부대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군은 현장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현재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A 하사는 지난해 3월 임관해 그 한 달 뒤부터 현 보직에 배치돼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 하사는 군에 상담을 요청하거나 범죄 피해를 신고한 기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예람 중사는 성추행을 당한 뒤 군에 이를 알렸음에도 2차 피해를 당한 바 있다.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팀 수사가 여전히 진행되는 가운데 1년여 만에 동일 부대에서 다시 여군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군 수뇌부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예람 중사가 성추행을 당했을 당시 소속돼있던 부대에서 이런 일이 또 터지면서 군 안팎에선 해당 부대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도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로부터 사망 사건을 통보받았다”며 “군 인권보호관 결정에 따라 즉시 인권위 조사관을 급파해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있을 부검 등 조사과정에 입회할 것임을 해당 부대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군 인권보호관은 군 인권 침해와 차별 행위를 조사해 시정조치와 정책권고 등 권리구제를 담당하는 기구로 이달 출범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