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이하 AWS)가 역삼 센터필드에서 'AWS와 함께하는 ISV기업의 SaaS 혁신'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ISV는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 판매 회사의 약자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나 애플 맥OS, 구글 등의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를 제조하고 판매까지 하는 기업을 뜻한다. 어도비나 SAP, 오토데스크 등의 기업이 대표적인 ISV 기업이다.
SaaS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말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해 IT 인프라 및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보안을 포함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번 기자간담회 주제인 ISV 기업의 SaaS 혁신은 어도비처럼 독립형 소프트웨어 기업이 SaaS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한 변화와 결과를 보고하기 위함이다.
송주현 AWS 코리아 DNB(디지털 네이티브 비즈니스), 게이밍, ISV 총괄. 제공=AWS
송주현 AWS 코리아 DNB(디지털 네이티브 비즈니스), 게이밍, ISV 총괄은 “우리가 아마존이라는 전자상거래가 생기면서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게 된 것처럼,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방식도 SaaS를 마켓플레이스에서 구독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라면서, “AWS는 국내 기업의 SaaS 진출을 위해 SaaS 센터, SaaS 팩토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서울 리전도 AWS 마켓플레이스를 지원해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 IDC는 2021년 전 세계 SaaS(애플리케이션 및 시스템 인프라 소프트웨어)의 2021년 총수익을 약 249억 달러로 집계했으며, 이는 애플리케이션이 전년 동기 대비 23.5%, 시스템 인프라 소프트웨어가 26.4% 성장한 값이다.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2021년 전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29% 성장한 반면, 디지털 전략을 우선시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수익률은 38.5% 성장했다. 데이터 및 인공지능 서비스, 경영 혁신 등에 활용되는 컴퓨팅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수요가 확대되면서 클라우드 시장보다 수요가 훨씬 앞선 결과다.
2021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및 SaaS 애플리케이션 시장 점유율. 출처=IDC
국내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구독형 소프트웨어와 같은 SaaS가 확산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SaaS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AWS는 2012년부터 AWS 파트너 네트워크(이하 APN)를 운영하고 있다. APN은 AWS의 자원과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 솔루션을 구축, 출시, 판매까지 돕는 과정으로 전 세계 수만 개의 기업들이 APN에 가입해있다. 또한 2020년에는 ISV, SaaS 기업들을 대상으로 품질을 인증하는 소프트웨어 패스를 진행하고, AWS의 소프트웨어 마켓인 마켓플레이스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ISV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AWS SaaS 팩토리, AWS코리아 SaaS 센터도 국내 ISV 기업의 SaaS 전환을 돕기 위한 시도다. SaaS 팩토리는 ISV 기업이 SaaS로 전환하는 모든 여정을 사업적,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과정으로 구축 과정에서 바로 사용할 수 이는 자원, 도구를 제공한다거나, 맞춤형 미팅 및 형법 등을 통해 지원한다. 또 SaaS 센터 역시 기술 지원과 워크숍, 우수 사례 공유, 마케팅에 이르는 다양한 과정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국내 기업의 AWS 클라우드 활용,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클루닉스 서진우 대표. 제공=AWS
클루닉스(Clunix)는 국내 R&D 분야의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 연구용 소프트웨어, 응용 개발 환경 등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는 솔루션, 아렌티어 클라우드(RNTier Cloud)를 서비스하고 있다. 2000년 1월 국내 슈퍼컴퓨터 플랫폼 개발을 시작으로 10년 만에 통합 R&D 클라우드 솔루션, 아렌티어를 출시했으며 2020년에는 AWS EC2 기반의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 기획 및 개발에 착수해 21년 베타 서비스를 오픈했다.
클루닉스 서진우 대표는 “국내 R&D 업무 환경은 연구 분야와 플랫폼마다 관리 방식이 파편화돼있고, 이로인해 중복 투자나 비효율적으로 자원이 관리된다. 또한 연구 데이터를 중앙에서 관리하지 않는 경우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수백 종의 R&D 소프트웨어 및 이기종 플랫폼이 있어 통합도 쉽지 않다. 아렌티어 클라우드는 설계 및 해석, 프로그램 데이터 등 모든 과정을 중앙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면서 설명을 시작했다.
아렌티어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목록. 제공=클루닉스
아렌티어 클라우드의 시작은 10년 전 개발된 아렌티어에서 시작한다. 포스코는 아렌티어 도입 후 데이터 유출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인프라 비용 30% 절감에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도 50% 절감할 수 있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모든 연구 분야의 R&D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연구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며 제품 설계와 생산성이 대폭 개선됐고, 이를 레퍼런스로 LG화학,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로 확산했다. 클루닉스는 현재 국내에만 400여 개 고객사와 함께 1천30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클루닉스는 온프레미스 기반으로 대기업에서 주로 이용되던 아렌티어를 더 넓게 확산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AWS와 함께 클라우드 기반의 '아렌티어 클라우드'를 출시했다. 서 대표는 “AWS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AWS가 지원하는 50여 종의 인스턴스와 인프라 서비스를 직접 검증해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국내 R&D 분야가 요구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상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또한 온프레미스로 15일이 걸리던 작업 시간을 AWS로 전환하고부터는 5분만에 지원할 수 있어 생산성도 높아졌다. 올 4분기에는 온프레미스 환경을 함께 지원하는 아렌티어 클라우드 하이브리드를 내놓고, 이후 AWS 마켓플레이스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임웹 이동휘 최고기술책임자. 제공=AWS
반응형 웹사이트 제작 도구를 지원하는 아임웹 역시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의 확장성을 끌어올린 사례다. 아임웹은 HTML, CSS, 자바스크립트, 포토샵을 모르는 사람들이 반응형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으며, 향후 서비스 운영이나 결제, 보안, 소셜 등의 기능 연동까지 폭넓게 지원한다. 22년 3월 기준 3만 4천 개 정도의 유료 사이트가 개설돼있으며, 연간 7만 8천 개의 신규 사이트가 개설되고 있다. 여타의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와 유사하지만, 국내 서비스에 최적화된 사후 지원과 AWS 클라우드 기반의 최신 보안 유지와 서비스의 지속성 등은 물론 데이터 안정성과 백업, 분산 처리,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아임웹은 AWS를 도입해 최신 보안 및 호환성, 안정성 등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아임웹
이어서 “아임웹의 다음 목표는 대만,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이다. 이 과정에서 AWS의 글로벌 리전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또 내년에 추가될 AWS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도 보폭을 넓힐 것이다. 최적화라는 숙제가 남아있지만, AWS의 다양한 기술 솔루션들이 아임웹의 기술 발전에 꾸준히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SaaS 기업 혁신 넘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의미
ISV 기업이 SaaS로 전환하는 과정은 규모와 관계없이 어렵다. 전체 소프트웨어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과정은 물론 과금 체계와 활용, 개발 방식 등도 바뀌면서 고객 전체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을 감수하고, 서비스 안정화 과정 등에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시장도 갈수록 더 시장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하고,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을 도입할 경우에는 클라우드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도 독립형 소프트웨어지만 기계 학습이나 빅데이터 추론이 필요한 기능의 일부는 클라우드로 구현하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왜 ISV의 SaaS 혁신을 주목해야 할까? 이는 소비자 편의에 직결돼있어서다. 예를 들어 어도비는 지금도 홈페이지를 통해 2005년 출시된 CS2 버전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손에 익은 도구가 편하고, 또 무료 버전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지만 권장할만한 도구는 아니다. 일단 보안 업데이트가 10년 전에 끝났고, 뉴럴 필터나 어도비 센세이 기반 장치 등도 없다. 다른 위치에서 접속했을 때도 활용할 수 없고, 또 최신 하드웨어에서 작업 중지나 호환성 문제 등이 발생한다.
반면 SaaS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버전은 최신 보안과 기능이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간단한 활용으로 다른 위치에서 쓸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공유나 관리 역시 설치형 소프트웨어에는 없는 기능이다. 이처럼 SaaS 기반 소프트웨어는 소비자가 여러 문제를 걱정할 필요 없이 활용하기만 하면 되고,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최신 기능과 보안을 누릴 수 있다. ISV 기업의 SaaS 혁신이 가속할수록 우리의 일상도 편리해지는 이유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