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지수 한달새 12P 하락 긴축정책-경기침체 우려 등 원인 캐나다-뉴질랜드선 고점 대비 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각국의 저금리 정책과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활황을 보였던 세계 부동산 시장이 싸늘히 식고 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 정책,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부동산 경기 둔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7월 미 주택시장지수가 전월(67)보다 12포인트 낮은 5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감소 폭은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향후 주택시장 경기를 어둡게 보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2.66%에 그쳤던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현재 6%를 넘어섰다. 이로 인해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미국 부동산을 일종의 안전 자산으로 여겨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외국인의 구매 또한 주춤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외국인이 구매한 미 주택은 한 해 전보다 7.9% 줄어든 9만8600채에 그쳤다. 구입 건수 또한 NAR가 2009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후 최저치다.
호주, 스웨덴 등에서도 집값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 역시 물가 상승을 감안했을 때 인도, 브라질, 칠레, 스페인, 핀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실질 주택 가격이 내렸다고 진단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전체 모기지 중 변동금리 모기지 비중이 높은 호주, 폴란드 등이 더 위험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