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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전반기는 그냥 버텨… 이젠 이닝수 늘려야죠”

입력 | 2022-07-20 03:00:00

국내복귀해 전반기 15경기 출전… 평균 자책점 1.65로 선두 지켜
“美 전광판에 재향군인 잡히면 4만 관중이 모두 일어나 박수
저도 야구장에 군인 초청 계획”




“버텼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후반기에는) 경기를 지배하는 게 목표입니다.”

팀은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장 기간(103일·86경기) 1위 수성 기록을 새로 썼다. 선수 본인도 평균자책점 1.65로 전반기를 마쳤다. 1991년 조규제(1.64)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9승 1패로 승률도 9할이다. 그러나 ‘에이스’는 여전히 만족할 줄 몰랐다.

최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SSG 투수 김광현(34·사진)은 “팀이 1등을 달리는 건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보완해야 할 단점이 많다. 전반기엔 어렵게 5이닝, 6이닝을 버텼는데 남은 시즌에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는 김광현은 전반기 15경기 중 13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던졌다.

2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국내에 복귀한 김광현은 KBO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노사 갈등에 따른 직장폐쇄가 길어지면서 고심 끝에 3월 친정팀 SSG와 계약했던 김광현은 “한 달 만에 몸 만들고 시즌을 치르다 보니 부상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전반기를 잘 마쳤다. 후반기에도 더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김광현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의사의 입원 소견에도 자신을 올스타로 뽑아준 팬들을 생각해 드림 올스타 선발로 등판해 1이닝을 책임졌다.

후반기 김광현이 더 힘을 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팬을 위해 김광현이 마케팅 팀에 직접 제안한 ‘KK 위닝 플랜’ 때문이다. 김광현이 승리할 때마다 자비를 털어 선물을 전달하는 등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이벤트다. 그동안 피크닉 의자 1000개, 손 선풍기 1000개 등 다양한 선물이 팬들에게 전달됐다.

김광현은 “미국에서 재향군인이 야구장 전광판 화면에 잡혔을 때 4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장면을 보고 몸에 전율이 일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기회가 된다면 군인 장병들을 야구장에 초대해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6·25전쟁 발발 72주년이었던 6월 25일 안방 NC전 등판 당시 자신이 착용했던 초록색 유니폼, 글러브, 스파이크 등에 팀 간판 타자 최정(35)의 방망이를 더해 자선경매를 실시했다. 그리고 최종 낙찰가(1411만 원)와 같은 금액을 더해 총 2822만 원을 국가유공자에게 기부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보내고 있는 SSG와 김광현의 남은 시즌 목표는 단연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더욱이 후반기에는 SSG에 새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30) 외에 새 외국인 타자 후안 라가레스(33)가 새로 합류하고 선발 자원인 박종훈(31)도 복귀한다.

SK 시절이던 2010년, 2018년 한국시리즈 당시 마운드에 서서 ‘헹가래 투수’로 우승 확정의 순간을 맞이했던 김광현은 “2018년처럼 마지막에 경기가 어렵게 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만큼은 벤치에서 편안하게 우승의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며 웃었다.

당시 SK는 3승 1패로 맞이한 6차전에서 8회말까지 3-4로 뒤지다 9회초에 4-4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연장 13회초에 터진 한유섬(33)의 홈런으로 결국 승기를 잡은 뒤 마운드에 김광현을 올려 우승을 확정했다.

김광현은 이내 진지한 표정을 되찾고는 “물론 우승을 말하긴 아직 너무 이르다. 후반기에도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며 이겨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