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북송] 당시 靑 안보실서 전화로 요청…경찰 내부서도 구두 보고로 승인 대원들 현장도착해서야 임무 알아…특공대 “경찰 업무 벗어나” 난색 전문가 “사후 책임문제 우려에 문서 남기지않고 처리 가능성”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경찰특공대 호송 임무 투입을 요청하고 실제 투입이 이뤄지는 전 과정이 ‘구두’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9년 11월 탈북 어민(왼쪽에서 두 번째)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호송되는 모습. 통일부 제공
2019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경찰특공대에 어민 호송 임무 투입을 요청하고 이후 경찰청장 승인을 받아 실제 투입이 이뤄지기까지 전 과정이 ‘구두’로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사후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정식 공문 없이 업무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경찰청 “경찰특공대 호송 공문 없어”
19일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2019년(어민 북송) 사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경찰특공대 호송 임무 투입과 관련해 받은 공문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경찰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당시 경찰특공대의 투입이 이뤄지기까지 경찰 내부에서 자체 생산한 관련 문건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당시 (민갑룡) 경찰청장 보고를 거쳐 투입이 이뤄지기까지 구두 보고에 의해 모든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 특공대 임무 적절성 논란
경찰은 9번 항목에 따라 당시 민 청장이 경찰특공대 호송 임무 투입을 승인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구두 보고를 받은 민 청장이 중요 사건으로 보고 승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 의원은 “전화 한 통에 최정예 경찰특공대가 그런(탈북 어민 북송) 업무에 투입된 사실이 황당하다”고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대테러 등 긴급한 사안에 경찰특공대가 투입된다. 예외적이고 민감한 사안일수록 출동 사유와 결과를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사후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문서로 기록을 남기지 않고 업무를 처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긴급 사안일 경우 서류 절차를 생략하고 출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드시 근거를 남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