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사망으로 수장을 잃은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아베파’는 회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현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0일 요미우리 신문, NHK 등에 따르면 아베파는 전날 당 본부에서 간사회를 열고 당분간 아베 전 총리를 대신할 새로운 회장 없이 현재의 운영 체제를 유지할 방침을 확인했다.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전 정조회장, 시오노야 류 전 문부과학상 등 2명의 회장 대리가 중심으로 파벌을 운영한다. 오는 21일 총회에 보고하고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시오노야 전 문부과학생은 간부회 후 기자들에게 “아베 전 총리가 회장에 취임했을 때 만들어진 체제를 유지하기로 전원 찬성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복수의 유력 의원들로 구성된 합의체를 설치해 파벌을 운영하자는 방안도 부상했다. 이른바 ‘집단 지도’ 체제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한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새로운 체제 구축은 파벌 내 항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이에 9월 예정된 아베 전 총리의 국장까지는 현재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NHK는 일본 정부가 9월27일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도쿄(東京)도 지요다(千代田)구 니혼부도칸(日本武道館)에서 실시하기로 최종 조율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9월 말까지는 아베파의 현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 후 아베파는 93명,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간사장이 수장인 모테기파는 51명, 아소 다로(麻生太?)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는 50명,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전 간사장의 니카이 파는 42명, 기시다파는 41명,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전 국회대책위원장이 수장인 모리야마파는 7명이었다. 무파벌 등은 97명이다.
93명을 거느린 최대 파벌 아베파는 내각에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 등 4명이 입각해있다. 아베파에서는 “최대 파벌로서 각료 틀에서는 중의원·참의원에서 5개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보다 1명 파벌 내 각료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보수파 통제를 둘러싼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보수파 억눌러주던 수장이 사라져 당 분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번 개각·당 인사에서 아베파를 얼마나 배려할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